정부가 최근 잇따라 발표한 주택정책은 모두 수도권 인구 분산에는 반하는 정책이었다. 지난해 말에 수도권 4곳을 대규모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한 것이나,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택지로 활용하겠다는 지난 22일의 발표는 모두 수도권 인구과밀을 오히려 부추길 위험이 높은 방안으로 비판 받아왔다.
그러나 운행시간 34분에 정시성이 보장되고 한 번 타는데 2천500원 정도의 교통비로 통근이 가능하다면 집값이 서울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싼 아산 신도시로 이사 갈 사람이 어디 한 둘이겠는가. 문제는 행정기관, 학교 등이 들어서 시민들에게 완벽한 자족기능을 갖추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도 건교부가 앞장 서서 청사를 옮기겠다고 하고 명문대 이전까지 함께 추진하겠다고 하니 이번 계획은 거의 완벽하다고 할 수 있겠다.
계획이야 완벽하지만 그 계획의 실현 여부는 역시 정부의 정책의지에 달렸다고 본다. 수도권 인구분산책이 한 두번 나온 게 아니기 때문이다. 덧붙여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대단위 택지를 만드는 정책과 아산 신도시를 개발해 수도권 인구를 분산시키려는 정책은 상충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보완의 성격도 없지는 않지만 그보다는 아산 신도시의 성공 확률을 떨어뜨리거나 실현을 늦출 여지가 더 많다. 정부가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정책의 우선 순위를 잘 가려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