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불볕더위에 많은 시민들은 도시를 탈출, 바다나 계곡을 찾아 떠난다. 8월의 첫 주말인 지난 3일과 4일은 인근 울산지역의 해수욕장과 계곡등에는 30만여명의 피서객들이 몰려 더위를 식혔다. 그러나 피서지를 찾아가는 도로는 북새통을 이루고 목적지에 닿으면 주차에서부터 앉을자리가 마땅치 않아 헤매기 일쑤다. 그뿐인가. 사람들이 앉았다 간 자리에는 어김없이 쓰레기 더미로 파리떼가 극성스럽다. 이렇게 짜증스러운 일들이 지난 주말 울산지역 피서지에서 보는 행락문화의 현주소다.

 지난 6월의 함성과 감동 그리고 그 열기, 그리고 몇백만이 운집해도 하나 사고없이 헤어졌고 헤어진 자리도 그렇게 깨끗했던 월드컵으로 우뚝선 대한민국은 어디로 갔는지 우리의 행락지는 왜 이 모양인지 생각하면 안타까울 뿐이다. 세상은 하루가 멀다하고 달라지고 있는데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 것이 우리의 행락질서다. 장마가 물러가고 폭염이 맹위를 떨치자 너도나도 산이나 계곡으로 바다로 몰려나가면서 도로는 막히고 행락지는 가는곳 마다 만원이고 무질서가 판을 친다. 취사를 하고 고기를 굽고 물있는 곳이면 가리지 않고 빨래를 하고 먹다남은 음식은 함부로 버린다. 그렇게 단속을 하고 켐페인을 벌이지만 우리의 행락질서는 변할줄 모른다. 결국 산과 바다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이를 청소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야 하는 현실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어디 이뿐인가. 상가와 주택가 이면도로 등에 무분별하게 쌓여있는 각종 쓰레기에서 나는 악취는 또 도시미관을 헤치고 있다. 특히 생활쓰레기를 버리면서 음식물 쓰레기도 같은 봉투에 담아 버리고 있어 악취를 풍기고 있다. 더욱이 쓰레기 배출 시간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로가에 버려진 쓰레기로 이면 도로와 골목길은 더위에 악취까지 풍기고 있으니 짜증스럽다.

 이제 바뀌어야 한다. 우리들의 한심한 행락질서와 놀이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경제적으로 윤택하게 산다해도 그것은 겉멋에 불과하다. 지속적인 단속과 처벌로 최소한 무질서와 자연훼손이 법에 어긋나는 행위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행락질서에 관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교육과 대책도 뒤따라야한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자연훼손뿐 아니라 사회기강이 흩어러질 위험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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