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조마조마해 하지 않고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승객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급출발하거나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는 등의 불편함에 대해 운전기사에게 항의하는 승객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러나 버스 안에 있던 대부분의 승객들은 이런 사람을 보면서 "시민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이라고 느끼기 보다는 "유별난 사람"으로 여기는 경향이 짙다.

 만원버스에서 제때 내리지 못해 어쩔줄을 모르는 학생들을 보고도 누구하나 선뜻 나서 운전기사에게 문을 열어줄 것을 소리치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대중교통 수단인 시내버스의 불친절과 난폭운전 등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남구 울산대학교 내에 근무하는 50대 K씨(여)는 버스가 정지신호에 걸려 멈추면 밀려있는 차량으로 버스정류장과 학교정문을 훨씬 못미친 곳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야 하기때문에 버스에서 내릴 때가 되면 "오늘은 어디서 내려야 하나 조마조마하다"고 한다.

 K씨는 "평소에는 조금 멀어도 그냥 걸어다니면 되지만 요즘처럼 더울 때는 버스가 어디에 서서 문을 열지 신경쓸 수 밖에 없다"며 "정류장에서 내려달라고 말하면 되지만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겁나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냥 내리게 된다"고 말했다.

 또 정류장을 앞에 두고도 미리 승객을 내린 버스는 정해진 정류장에 서 있는 승객이 적으면 그냥 지나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미리 내리지 않고 정류장에서 벨을 누를 경우 운전기사에게 무안을 당하기 쉽다.

 월드컵 때 전 국민이 자발적으로 응원에 참여했던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준 것처럼 대중교통의 불편한 점을 항의하는 목소리가 "당연한 목소리"가 될 수 있도록 울산시민과 대중교통 종사자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할 때이다. 박은정기자 musou@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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