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짬을 내 떠나는 외국여행은 생각만 해도 즐겁다. 하지만 외국여행중 뜻하지 않는 풍토병으로 고생하거나 심지어 생명까지 위협 받는 경우도 있다.

 해외여행 중 걸릴 수 있는 치명적인 풍토병인 말라리아와 황열은 모기에 물려 발생한다. 따라서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중남미 방면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긴 소매 상의와 긴 바지, 모기장, 방충제 등을 준비하는 게 좋다. 야간에 외출할 때는 반드시 밝은 색의 두꺼운 긴옷을 입고 노출된 피부에는 방충제를 발라야 한다. 목욕으로 땀냄새를 없애주고 모기장에 살충효과가 있는 퍼메트린 제제를 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말라리아는 예방약을 먹어야 한다. 여행지에 따라 먹는 약이 다르므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또 출발 1주일 전부터 복용하기 시작해야 효과를 볼 수 있고 다녀와서도 4주동안 약을 복용해야 잠복균을 없앨 수 있다. 예방약을 먹어도 완전한 예방은 어려우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동남아도 대도시나 푸켓, 파타야 등지에서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이런 유명 관광지에서도 감염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국내 여행 시에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휴전선 인근 지역도 말라리아의 유행지역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황열은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갑작스런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치사율이 60%나 될 정도로 무서운 전염병이다. 가나, 가봉 등 아프리카 서부와 남미 일부지역에서 유행한다. 김포공항의 서울검역소와 인천·부산 검역소에서 출국 전 예방 백신을 접종하며 1회 접종으로 10년간 면역이 유지된다.

 그밖에 뎅기열은 인도, 스리랑카, 동남아, 중남미 지역 여행자가 조심해야 할 열병으로 예방주사와 치료제가 없다.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책이다.

 모기 다음으로 주의해야 할 것은 식수다. 끓이지 않은 물은 절대 마시지 말아야 한다. 위험 지역에선 수돗물로 양치질도 하지 않는 게 좋다. 음료수나 술에 얼음을 넣는 것도 좋지 않다 호텔에서도 뚜껑이 있는 병의 식수나 미네랄 워터만 마시도록 한다. 음식은 무조건 날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젓갈 조림 등도 피하는 게 상책이다.

 또 호수나 강물 웅덩이에는 피부를 뚫고 체내로 침입하는 "주혈흡충"이라는 기생충이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반면 바닷물은 대체로 안전한 편에 속한다.

 귀국 후 한달 이내에 발열, 설사, 황달, 피부발진, 임파선종창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의사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가려내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미숙 울산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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