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에도 걸리지 않던 감기가 무섭네요. 약과 주사만 맞으면 낫겠지 했는데 오히려 증상이 심해져 아이가 며칠동안 어린이집에 가질 못했어요"

주부 김은정(32)씨는 요즘 6살난 아들의 감기로 병원문을 닳도록 다니고 있다.

봄철 아이들이 감기에 자주 걸리는 가장 큰 이유는 오랜 실내 생활을 끝내고 유치원 및 초등학교 등에서 새로운 단체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찬바람에 의해 피부의 조절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때 새로운 단체생활을 하면서 떠 도는 나쁜 기운과 맞닥뜨리면 감기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감기는 아무리 건강한 아이라도 1년에 5~6회 이상 앓을 정도로 흔하지만 의외로 잘 낫지 않는 질환이며 자칫 방심했다가 중이염이나 모세기관지염, 폐렴, 천식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기 쉽다.

감기의 첫 증상은 대개 으슬으슬 추워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일부 아이들은 맑은 콧물을 흘리거나 가벼운 기침으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초기에는 대부분 땀을 흘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병이 진행되면 콧물이 누렇게 바뀌면서 열이 나고 한기를 느끼거나, 초기 감기 때보다 땀을 많이 흘린다. 때로는 식욕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설사를 하기도 하며, 낮보다 밤에 기침이 더 심해지는 아이들도 있다. 주로 2~3일 경과하면 증상이 완화되며 대개 5~6일이면 좋아진다.

그러나 일주일이 경과해도 치유되지 않고 매우 심해지면 기관지염과 폐렴, 축농증, 중이염 등 기타 질병(합병증)으로 발전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감기가 아닌 경우도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봄철 아이들을 괴롭히는 감기를 이기려면 면역력을 키워주는 게 제일이다. 집안의 환기를 자주 시키고 아이들에게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이면서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게 방법이다.

가정에서 쉽게 초기 감기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파를 썬 것이나 묵은 생강즙, 말린 매실 1개 정도를 찻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마늘을 썰어 버터에 볶은 것을 대량으로 씹어서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가습기를 써서 습도를 높이고 물과 과일을 많이 섭취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더스병원 공용철 가정의학과장은 "특히 요즘에는 황사가 밀려오는 시기인 만큼 되도록이면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면서 "설사를 동반한 감기 증세가 나타날 경우에는 바이러스 장염까지 염두해 둬야 하며 생후 1년 미만의 아이들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전문가의 진단을 꼭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