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균 가운데 특정 균종이 한국인에게 위암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팀(곽진, 고광필, 김연주)은 1993년부터 1만8천명을 추적 관찰하면서 위암이 발병한 100명과 위암이 발생하지 않은 400명을 비교한 결과,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들 중 세포독성단백질(CagA)을 생성하는 균에 감염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이 3.7배 가량 높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워싱턴에서 1~5일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제97차 미국암학회(AACR)에서 발표됐다.

한국에서 가장 흔한 암으로 사망률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위암은 우리나라와 중국 및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서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지만 헬리코박터균의 감염률과 암 발생률이 큰 차이를 보이는 '패러독스 현상'(Asian African Enigma) 때문에 헬리코박터균과 위암의 연관성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많았다.

연구팀은 이런 논란을 검증하기 위해 지난 93년부터 9년간 1만8천명의 한국인을 추적 관찰한 결과 위암과 헬리코박터균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어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해 국제학술지 '브리티시 저널 오브 캔서'에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유 교수팀은 이 발표 이후 암에 걸린 사람들과 걸리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균의 특수 균종에 대해 추가로 조사했으며 이 결과 'CagA'라는 독소단백질을 만들어내는 헬리코박터균이 한국인에게서 특이하게 위암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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