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청사와 남구청이 도둑들에 의해 잇달아 털린데 이어 11일에는 북구청도 털렸다. 계속 내린 집중호우로 홍수경보까지 발령된 울산지역의 각 관공서는 공무원들이 밤새 비상근무 중이었음에도 북구청에는 재난종합상황실까지 도둑들이 설치고 다녔다니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비상근무를 어떻게 하고 있었길래 재난종합상황실까지 도둑들이 제집처럼 드나들수 있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구민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행정기관들이 이렇게 도둑들에 의해 유린 당하고 있다는 것은 공직기강이 그만큼 해이해져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시민들은 불안하다.

 울산중부경찰서에 따르면 11일 새벽 북구청의 1층 민원실안 건축허가과와 지방세과 민원봉사과 2층 도시교통과와 도시건설국장실 등 5개 사무실에 직원 58명의 서랍 101개가 부서져 있었다고 했다. 특히 1층 민원실 옆 사무실은 공무원 3명이 밤새 근무하고 있는 당직실이었고 2층 도시교통과의 옆 사무실은 기습호우로 8명의 직원들이 비상근무를 했던 재난종합상황실이었다니 비상근무자들은 근무를 어떻게 했으며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또 1층과 2층에 설치된 2대의 폐쇠회로 텔레비젼은 경찰이 확인한 결과 전혀 작동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시청과 남구청이 도둑들에 유린 당한 이후에도 안이하게 대처해 왔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

 그러나 북구청은 피해품들이 없을뿐 아니라 현장 상황을 보면 금품이나 기밀서류를 노리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때문에 이같은 짓을 했을까 의문이 들지 않을수 없다. 경찰은 감식결과 오전 2시부터 5시 사이에 도둑이 1층 인터넷 방 창문을 뜯고 들어와 책상서랍을 턴뒤 다시 이곳으로 빠져나가 계단을 통해 2층 도시교통과 창문을 뜯고 2층 사무실도 몽땅 털었다. 북구청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누군가의 소행으로 본다고 하지만 이같이 대담한 짓을 작난으로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경찰은 지난 5월5일 울산시청 그리고 지난달 17일 남구청을 털었던 동일범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최근들어 공공기관들이 도둑들에 의해 잇달아 털리고 있다는 것은 시민들의 안전과 주요재산 그리고 개인 신상기록 등을 보관 책임지고 있는 행정기관의 기강이 해이해져 있다는 증거다. 청사보안과 경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