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장관급 회담에 참석하는 북측 대표단이 12일 예정시각에 정확히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 동안 남북관계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우여곡절이 심했던 까닭에 제 시각에 도착한 것을 두고도 안도하게 된다. 특사방북때 날짜까지 합의한 경제협력추진위 회담이 하루 전날 갑작스런 북측 통고로 무산됐었고 벌써 열렸어야 할 장관급 회담도 무려 9개월만에 열리게 된다. 장관급 회담을 시작으로 과거 6.15 공동선언 직후를 방불케 할 정도로 잇단 접촉과 대화가 예정돼 있지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지켜보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소나기처럼 제의가 쏟아지다가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등 돌리고 돌아 앉는 변덕스러움을 몇 차례나 지켜봤기 때문이다.

 이번 장관급 회담은 현 정부의 대북 화해협력정책을 마무리 짓는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선거 등 남측 내부의 사정으로 볼 때 잘 해야 한 차례 더 가능할까 더 이상은 어려울 것 같다. 과도한 욕심을 버리고 처음과 끝이 일관되게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각오로 회담에 임해야 할 것이다. 정부 역시 새로운 일을 만들어 내기 보다는 기본 합의를 이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협의할 의제들이 과거에 원칙적 합의를 본 것이고 예전에 없던 사전 실무접촉까지 가진 만큼 알맹이 있는 회담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새로이 추가된 의제라면 아시안게임 북측 참가 정도이며 그것도 이미 오래 전부터 주최측에서 꾸준히 요청해 온 것을 북측이 긍정적으로 화답해 온 데 불과하다. 미처 예상치 못한 북측 응원단 파견도 남북 간의 교류와 협력의 증진 차원에서 본다면 적극 수용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우호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자는 이 대회의 취지에도 부합됨은 물론이다. 국제인권규약에 위배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국가보안법이나 그법이 강제하는 반북정서 등 순전히 남측 내부사정을 이유로 전체 아시아인의 축제에 흠집을 내는 일이 일어 나서는 안 된다. 더욱이 한반도 밖의 일을 남북관계에 끌어 들여 약속을 파기하고 서로를 비난하는 구태는 더이상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6.15 공동선언 정신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초석을 쌓겠다는 각오로 회담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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