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도 어린이 날에도 '소외감'
보육시설서 마련한 행사 '웃음꽃' 활짝

시각장애아동에서부터 정신지체장애, 뇌성마비 지체장애를 앓는 어린이들이 주인공이 돼 장애도 편견도 뛰어넘는 '장애어린이날 행사'가 울산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려 관심을 모았다.

어린이날 하루 앞둔 4일 오후 2시부터 울산시 북구 천곡동 장애아전담 보육시설인 꿈나무어린이집(원장 백운찬)에서 '장애인 먼저 장애아동 먼저'라는 테마로 '오! 해피데이~' 행사가 열렸다.

'더불어 사는 행복한 세상'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화 석유화학(주) 울산공장 봉사단이 후원하고 춘해대학 유아특수치료교육과 학생들의 도움으로 마련됐으며 꿈나무어린이집 아동과 학부모, 인애어린이집 아동과 학부모, 교사 등 200명이 참석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엄마랑 요리도 하고 직접 만든 음식으로 친구, 이웃, 가족들과 나눠 먹었다. 요리재료를 손가락으로 집어들고 요리를 방해하는 장난꾸러기가 있는 반면에 엄마랑 요리하는 시간이 너무 신나서 요리시간 내내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아이도 있었다.

잔디밭에서는 미니체육대회가 열렸다. 4명이 한조가 돼 지네발을 착용하고 반환점을 돌아오는 '지네발 릴레이'에서부터 우의를 입고 바구니에 풍선을 많이 넣는 '풍선폭탄을 찾아라' 시간에는 선수와 응원단 모두가 구슬땀을 흘리며 목청을 높였다.

천을 이용해 아이들을 이동시키는 파도타기 게임과 대형 애드벌룬 공을 이용한 배구, 풍선탑쌓기, 교사들의 부채춤, 신문지 벽을 통과하는 장애물 계주, 포크댄스 등을 펼치며 한마음으로 뭉쳤다.

발달지체를 앓고있는 이지훈(7·가명)군은 "오늘같은 날만 계속됐으면 좋겠어요, 엄마도 있고 선생님도 있고 친구도 있어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어요"라며 구김살없는 웃음을 지었다.

이날 처음 마련된 '장애어린이날' 행사는 꿈나무어린이집에서 자체적으로 기획한 행사로 울산지역 곳곳에서 어린이날 행사가 펼쳐지지만 장애아동들을 배려한 프로그램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안타까움을 덜기 위해 마련됐다.

백운찬 원장은 "어느 누구보다도 우선적으로 배려받아야할 장애아동들이지만 정작 기념일 때마다 장애아동들과 그 부모들은 상대적인 소외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며 "장애, 비장애 구분이 없어질 때까지는 장애어린이날을 제정해 이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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