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있거나 또는 그렇게 상상될 수 있는 사물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그림을 구상화라고 한다. 구상화는 산이나 들판, 풀과 꽃, 인물 등 원래 뚜렷한 형태를 갖고 있는 대상을 소재로 삼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공감을 가지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누구나 알고 있는 풍경이기 때문에 작가의 특질을 반영해서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고민들을 함께 나누는 울산구상작가회(회장 김정걸)는 울산 뿐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활동하는 구상작가들과의 교류전을 통해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김정걸 회장은 "울산에는 구상작업을 하는 작가가 많지 않고 모임이 없어 대구와 부산 서울 등지에서 주로 활동했다"며 "외부 작가들과 교류를 통해 울산을 외부에 알리고 후배양성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탄탄한 데생이 바탕이 되어 작가 나름의 독특한 기법과 사고를 갖고 표현된 구상화는 친근감과 함께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한다. 구상작가들의 활발한 활동은 미술애호가들의 발길을 쉽게 화랑으로 끌어들이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지난 1999년 11월에 현대백화점 울산점 아트갤러리에서 울산구상작가회의 창립전시회를 가진 이후 2000년 10월에는 중남부지역 7개 시도 미술단체들이 뜻을 모아 광주 대구 울산 3도시를 순회하며 "아름다운 우리강산"을 주제로 하는 작품전을 가졌다.

 또 지난해는 전남·북, 경남·북, 대구, 부산, 광주, 제주 등지의 작가들을 울산으로 초청해 11월23~29일, 30일~12월6일까지 2부로 나누어 10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남부구상회화제"를 마련, 다양한 구상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회원 이상민씨(울산미술협회 회장)는 "각 지방마다 구상작가들의 모임이 있다"며 "다른 지방과의 교류를 통해 작가들의 시야를 넓힐 수 있고 울산시민들에게도 다른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주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이 모임의 장점을 소개했다.

 올해는 포항에서 오는 9월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포항시에서 활동하는 구상작가들의 모임인 현상회가 주관하여 호남권과 영남권 구상작가들이 한자리에서 작품을 펼쳐보이는 전시회에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어서 12월에 현대아트갤러리에서 회원전을 가질 예정이다.

 회원은 김정걸 손돈호 이상민 강정희 장지원 조명호 김진호 이상한 이상현 최성원 김연중 이기영 정수정 허필석 김필수 양희성 장수인 등 17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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