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를 동반한 8월 무더위 속에서 사생결단식으로 전개되고 있는 정치권의 끝없는 공방에 대한 짜증스런 목소리가 높다. 의정 부사관 출신 김대업씨의 등장으로 새로 불붙은 "병풍" 사건에 대해서는 현재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이다. 그렇지만 검찰 수사를 앞서가듯 벌어지고 있는 정치권의 공방이 워낙 거센 탓에 도대체 누가 수사주체인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의혹인지조차 헷갈리는 지경이다.

 현재 검찰수사는 김대업씨가 제출한 녹음테이프에 담긴 전 수도통합병원 부사관 김도술씨의 목소리에 대한 성문분석 및 미국에 체류중인 당사자의 귀국문제로 모아지고 있다. 이와함께 이 후보의 장남 정연씨의 병적기록표를 둘러싼 여러 의문점들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이런 것들은 이 후보의 병역관련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줄 열쇠가 된다는 점에서 엄정하고도 객관적인 접근과 진상규명이 무엇보다도 우선돼야할 사안들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의 행태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오로지 정치적 파장쪽에만 초점을 맞춰 상대방 흠집내기만 일삼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치고 받는 수준을 넘어 서로가 입맛에 맞지 않는 보도를 "편파보도"로 몰아 세우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판국이니 검찰 수사결과가 나온다 해서 오랫동안 끌어온 "병풍"의혹이 정리되고 정치권의 공방도 매듭지어질 것이라고 순진하게 믿는 국민도 거의 없다.

 "병풍"사건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의 문제점도 바로 그런 점에 있다. 이 사건의 핵심을 검찰의 수사결과와는 별개인 정치적 사안으로 그 성격을 변질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치공방도 그 실체적 진실위에서 전개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 정치권의 모습은 그런 금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내려지든 검찰수사 결과를 존중하고 수용하겠다는 자세는 찾아볼 수 없다. 각당의 정치적 결론이 이미 확고하기 때문이다. 법도 국민도 안중에 없는 정치권의 "병풍" 공방에 국민의 짜증이 더해가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정치권의 무분별한 공방 자제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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