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아메리칸슬램을 향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행보는 수월하지 않았다.

 우즈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내셔널골프장(파72.7천360야드)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에 그쳤다.

 4언더파 68타로 공동선두에 나선 짐 퓨릭, 프레드 펑크(이상 미국)에 3타밖에뒤지지 않았지만 공동 11위에 머물러 한해 미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 3개를 모두석권하는 「아메리칸슬램」을 노리는 우즈로서는 다소 흡족하지 못한 스코어.

 그러나 강력한 경쟁자 어니 엘스(남아공)가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맞바꾸며 이븐파 72타로 공동 21위로 처졌고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데이비드 톰스(미국)가 5오버파 77타로 무너진 것에 비하면 우즈의 1라운드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우려했던대로 대회는 첫날부터 궂은 날씨와 거센 바람, 그리고 「사람잡은 벼락」등으로 순탄치 못했다.

 천둥번개를 동반하며 아침부터 내린 비로 무려 3시간 가까이 경기 시작이 지연된데다 페어웨이와 그린 환경이 연습 라운드 때와 사뭇 달라지면서 많은 선수들이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우즈도 예외가 아니어서 10번홀(파4)에서 티오프한 뒤 3분만에 벼락이 친다는경고 사이렌으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리듬을 잃었다.

 91년 갤러리 한명이 벼락에 맞아 숨졌는가하면 지금까지 7명이 다치는 등 유난히 벼락 피해가 많았던터라 적란운(積亂雲)이 드리워지자 경기는 즉각 중단된 것이다.

 경기가 재개되면서 우즈는 3.6m 버디 찬스를 맞았으나 퍼트는 아쉽게 빗나갔다.

 이어진 11번홀(파5)에서 이글이 될뻔한 멋진 칩샷으로 버디를 뽑아낸데 이어 12번홀(파4)에서 두번째 버디로 기세를 올렸지만 우즈는 좀체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5개홀에서 지루한 파 행진을 계속하던 우즈는 18번홀(파4)에서 어설픈 칩샷 때문에 이날 첫 보기를 범했고 1번홀(파4)에서는 드라이브샷이 경기위원을 맞고 러프에 떨어지며 또 1타를 까먹었다.

 우즈는 4번홀(파3)에서 겨우 버디 1개를 추가, 언더파 스코어를 회복한 채 경기를 마쳤다.

 투어에서 7승이나 거뒀지만 올해 치러진 3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컷오프를당했던 「8자 스윙」 퓨릭은 첫 아이를 낳은 아내를 보살피느라 올해 대회를 거의 나오지 못했던 한풀이를 하듯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생애 첫 메이저왕관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PGA 투어에서 5승을 올렸지만 98년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중견펑크도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엮어 68타로 퓨릭과 나란히 순위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 투어의 신예 저스틴 로즈(영국)와 피터 로나드(호주)가 3언더파 69타로 공동 3위를 달렸고 리 잰슨, 데이비스 러브3세, 제프 슬루먼, 마크 캘커베키아(이상미국)등이 2언더파 70타로 공동 5위 그룹을 이뤘다.

 최경주(32)는 버디는 고작 1개밖에 잡아내지 못하고 보기 7개를 쏟아내며 6오버파 78타로 공동 125위까지 밀려나 컷오프가 우려된다.

 한편 이날 경기를 다 끝내지 못한 선수들은 17일 2라운드에 앞서 잔여 경기를치르는 부담을 안게 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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