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자 태부족 신장이식 '근원치료' 힘들어
한달 30만원 넘는 혈액투석비 부담도 '고통'
치료비 부담 현재 절반 수준으로 축소 바람

오인규 한국신장장애인울산협회장의 왼쪽팔 혈관은 '용'이 꿈틀거리듯이 흉하게 드러나 있다. 신장장애를 앓으면서 15년째 이틀에 한번씩 투석을 하기위해 주사바늘을 꽂은 흔적들이 굳은 살이 박혀 마치 문신을 새겨놓은 듯하다.

울산지역 신장장애인들 가운데 만성신부전증으로 장기간 혈액투석을 하는 사람들의 왼쪽팔은 대부분 오 회장과 비슷하다. 투석기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이틀에 한번씩 투석할 때마다 주사바늘을 2개씩이나 꽂아 4~5시간씩 병상에 누워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 신장장애인들은 여름철에도 긴팔 옷을 입고 다니며 정상적인 직장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

투석이후에는 혈압이 저하되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자칫 위험상황으로 치닫기도 한다.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신장기능을 대신해줄 혈액투석은 이틀에 한번씩 병·의원을 찾아야만 하고 복막투석은 6시간마다 투석액을 복강안으로 주입해 신장기능을 대신하도록 해야 한다. 혈액투석 비용은 의료보험혜택을 받더라도 1회당 1만5천원~3만원 가량 든다.

오 회장은 "월 평균 35만~50만원 가량이 평생동안 필요하기 때문에 차상위계층의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라"면서 "의료보호대상에 포함되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기 위해 위장 이혼을 했다가 가정이 붕괴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신장이식이라는 근원적인 치료가 있기는 하지만 기증자 수가 절대적으로 모자라 수많은 신장장애인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신장이식을 하더라도 평생동안 식이조절과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만 한다.

현재 등록된 울산지역 신장장애인은 800여명. 이 가운데 절반이상이 기초생활수급자들이다. 신장이식은 생각도 못하는 형편이다.

신장장애인들이 이처럼 어려운 생활을 하는데도 대부분의 비장애인은 이들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외형상으로 멀쩡한데다 평소 다니는 모습만으로는 통상 알고 있는 장애인들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오인규 회장은 "신장장애는 고착장애가 아닌 진행장애인으로 완치가 불가능하고 평생 짊어지고 가야하는 짐인데다 막대한 의료비 지출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암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신장장애인들의 치료비 부담을 현행 20%에서 10%로 낮춰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성신부전증은 노폐물을 걸러주는 기능을 하는 신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빈혈이 잦고 혈압조절이 어려우며 혈액속의 전해질 균형이 깨진다. 또 염분과 수분이 제대로 배설되지 않고 몸속의 노폐물이 완전히 배출되지 않아 각종 합병증이 발생한다. 현재 장애인복지법에서는 만성신부전증으로 1개월 이상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을 받는 환자나 신장이식을 받은 사람을 신장장애인으로 분류한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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