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기념일인 15일, 일본에서 전해진 3건의 뉴스는 그 곳 우익들의 파렴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일본 우익들의 이같은 도전 앞에서 우리의 반응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일본 우익들의 반복되는 망언과 망동에 무감각해 졌다면 우리는 그들이 제기하는 위험 앞에 계속 노출될 것이다.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은 막나가는 일본 우익을 제어할 수 없다는 체념이다.

 우선 주목되는 것은 일본 정부 각료·정치인들의 무더기 야스쿠니 신사 참배 행위다. 2차대전 전범들의 위패가 보관된 이 신사에 참배하는 행위가 일본 군국주의 부활 음모와 관련있다는 주변국들의 우려는 또다시 완전히 무시되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아울러 한일간의 분쟁거리였던 역사 왜곡 교과서 문제에 있어서도 일본 우익들의 끈질긴 음모는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몇몇 장애인 학교에서만 채택됐던 역사 왜곡 교과서가 올해 드디어 공립학교까지 파고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왜곡 교과서 보급을 어느 정도 저지한 것으로 판단한 우리의 안이함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일본 패전기념일에 전해진 세 가지 나쁜 소식 중 가장 불길해 보이는 것은 2차대전 일본의 전쟁범죄를 부인한 요미우리 신문의 한 사설이다. 요미우리는 일본 최대의 신문이기 때문에 그들의 잘못된 주장은 그만큼 더 큰 파괴력을 갖는다. 이 사설은 일제가 아시아를 침략한 것이 아니라 아시아를 침략한 서구 열강의 영토를 침공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요미우리의 주장인 즉 남이 도둑질한 물건은 내가 도둑질해도 된다는 것인지, 그 특이한 가치관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

 이 여러 갈래 음모들은 모두가 하나의 확실한 목표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우리의 경계심을 일깨운다. 매우 미흡하지만 일본이 한국과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약속들을 성실히 이행하도록 강한 압력을 가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이 내포하는 위험성을 인식한다면 우리의 대응이 지금처럼 소극적일 수는 없다. 아울러 일본내 양심세력들의 계속되는 분전을 기대한다. 아무리 힘들어도그것은 일본이 잘못된 방향으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애국적인 투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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