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남북공동행사가 무사히 끝났다. 그에 앞서 7차 남북장관급 회담도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으나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인 평가 속에 막을 내렸다. 이번 두 가지 행사를 치르면서 보여 주었던 이해와 관용의 태도라면 앞으로 남북관계 진전에 기대를 걸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남북관계 일정표는 지금까지 합의본 것만 하더라도 최소한 10월까지는 빼곡이 들어차 있다. 당장 북측의 아시아경기대회 참가결정에 따른 구체적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금강산에서 실무협의에 들어간다. 아시안게임에 북측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을 합쳐 최소 500명에서 최대 1천여명이 참가하게 될 것이라고 하니 신변안전, 이동방법 등 협의사안이 간단치 않은 것 들이다. 그리고 경제교류 협력추진위 2차 회의가 서울에서 열려 철도 도로 연결, 개성공단 건설,임진강 수해방지 등을 논의하게 된다. 다음달에는 적십자회담을 시작으로 친선축구경기, 금강산관광활성화 회담, 금강산댐 공동조사 실무접촉, 이산가족 상봉, 남측 태권도 시범단 방북이 진행되고 10월에는 8차 장관급 회담, 북측의 경제시찰단 및 태권도 시범단 방문이 예정돼 있다. 6.29 서해교전사태가 언제 있었던가 싶게 대화와 접촉이 봇물 터지듯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올 초부터 2003년 위기설이 나돌고 얼마쯤 뒤부터는 그보다 더 빨리 올 8월부터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의 대북 강경책이 계속되는 가운데 남북 당국 간 대화와 접촉 부재상태가 지속되고 답답한 남북관계를 뚫을 만한 돌파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간신히 특사 방북으로 전기를 마련했는가 했더니 6.29 서해교전으로 순식간에 냉각되고 만 것이 바로 한달여 전이다.

 7차 장관급 회담과 8.15 공동행사를 예정대로 치러 내면서 더이상 8월 위기설은 들어보기 힘들게 됐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긴장완화와 남북관계 진전의 첩경이라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이번 회담에서 처럼 상호존중과 화해협력의 자세를 지켜 모처럼 불어온 남북관계의 훈풍이 식지 않도록 신중하고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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