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에 71년에 이어 30년만에 두번째로 연속 강우일수를 기록한 최근 집중호우로 도로와 하천제방, 농배수로 등 많은 수해를 입었다.

 농민들은 유실된 농경지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상류에서 떠내려온 각종 쓰레기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하천변 농경지에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산더미를 이루고 있다.

 울산시민의 주 식수원인 회야댐을 비롯해 대암댐 사연댐 등 3개 댐은 호우가 시작된 지난 6일부터 홍수에 떠내려온 쓰레기로 뒤덮혔다.

 식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대암댐의 경우 지난 6월부터 정체지역에 녹조가 간헐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댐 전체가 푸른색의 녹조로 뒤덮혀 있는 상태다.

 더욱이 녹조현상은 비가 겐 뒤 기온과 수온이 크게 높아지면 플랑크톤의 이상번식으로 많은 쓰레기가 유입된 회야댐과 사연댐에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농업·공업용수 악화마저 우려되고 있다.

 울산지역 주요 댐과 하천, 항구에는 매년 태풍이나 장마(집중호우)때마다 수백 t의 쓰레기가 상류에서 떠내려 와 수질악화는 물론 많은 예산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는 시각적인 도시 이미지 악화는 물론 하천수와 지하수 오염에다 각종 수인성 전염병 발생마저 우려되고 있다.

 울산항의 경우 매년 태화강과 항 유입지천에서 흘러드는 수십톤의 쓰레기로 항만의 이미지 훼손은 물론 선박들의 항해안전 마저 위협받고 있다.

 회사원 박현수씨(37)는 "이달초 석남사 계곡을 찾았을때 계곡 곳곳에 쌓인 쓰레기로 냄새까지 심해 짜증이 난적이 있는데 이번 주말에 가보니 쓰레기가 모두 강물에 떠내려 가 씁쓸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월드컵때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치며 스스로 선진국민의 한사람으로 가슴벅찬때가 엇그제 같은데 계곡 주변의 쓰레기 투기행위와 수질오염 행위는 되레 늘어만 가고 있는게 개탄스럽다"고 토로했다.

 유원지와 계곡 등에 가면 으레히 음식물 찌꺼기 등 쓰레기를 버리고 주방용 세제를 사용해 수질을 오염시키는 잘못된 행락문화가 시민들의 생활한켠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집중호우뒤 하천과 항만에 수백톤의 쓰레기가 쌓이는 한심한 행락질서와 놀이문화가 매년 되풀이 된다면 선진 시민의식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타율에 의한 자율에 앞서 스스로 지키고 실천하는 실천적 자율이 요구된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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