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날개가 꺾였던 「바람의 아들」 이종범(32.기아)이화려하게 부활했다.

 광대뼈 함몰 부상 후유증으로 안면 보호용 특수 헬맷을 착용중인 이종범은 18일SK와의 경기에서 4타수 4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러 팀을 7-5 승리로 이끄는 투혼을 발휘했다.

 특히 이종범은 이날 3-3으로 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는 상대투수 채병용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왼쪽 펜스를 넘기는 통렬한 결승 2점홈런을 쏘아올려 기아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 달 30일 롯데전에서 김장현의 투구에 얼굴을 맞고 쓰러졌던 이종범은 부상당시 올시즌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됐다.

 그러나 보름여만인 지난 15일 두산전에 출전한 이종범은 3타수 무안타에 수비불안까지 노출했지만 다음 날 4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로 제 기량을 회복한 뒤 이날 SK를 상대로 확실한 부활쇼를 펼쳤다.

 일본 주니치 드래곤스 시절에도 투구에 오른쪽 팔꿈치 골절상을 입고 곤욕을 치렀던 이종범이 부상 악몽을 조기에 털어버릴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두려움을 이겨낸 강인한 정신력 덕분이다.

 시속 140㎞를 상회하는 직구에 얼굴을 맞아 광대뼈가 부러졌다면 무의식 중에라도 공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심리현상이다.

 하지만 이종범은 당초 한달 가량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본인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보름만에 그라운드에 나섰고 통증이 사그라지지 않았는데도 도루까지 감행하는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기아의 정신적 지주인 이종범의 복귀는 단순한 전력상의 보탬 뿐만 아니라 팀에커다란 「플러스 알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종범 부상이후 4연패에 빠져 2위 삼성에 1.5게임차로 쫓겼던 기아는 최근 2연승으로 다시 선두 지키기에 나섰다.

 이종범이 선두타자로 팀 타선을 이끄는 기아는 에이스인 최상덕도 조만간 부상에서 회복돼 팀에 합류할 예정이어서 올 가을 그라운드에서 「호남야구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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