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고 닦은 기량 뽐내느라 '비지땀'
계단뿐인 2층 대회장 오르기 곤욕
타시도는 입상선수 특전 '부러움'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장애인들이지만 직업갖기를 갈망하는 열정은 어느 누구보다 뜨거웠다. 22일 울산공고 등지에서 열린 울산광역시 장애인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한 장애인 200여명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정된 시간속에 그동안 틈틈이 갈고닦은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려고 구슬땀을 쏟았다.

귀금속 공예 부문에 출전한 김용운(46)씨는 "지난해 울산대표로 전국대회에 출전했는데 입상하지 못했습니다. 오기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일년동안 죽기살기로 기술연마에 매달렸습니다. 올해는 기필코 좋은 성적을 거둬 자존심을 되찾고 울산을 전국에 알리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정신지체장애인도 58명이나 출전했다. 한 정신지체장애인은 화훼장식(꽃꽂이) 실기에서 꽃다발을 겨우 묶은 뒤 '너무 예쁘다'를 연발하며 기능경기장을 돌아다녔다.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워주기 위해 대회에 참석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 선수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장애인선수들의 의지와는 달리 기능경기대회장의 여건은 열악했다. 일부 컴퓨터실이나 화훼장식 대회장은 여건이 나은 편이었지만 시각장애인들의 점역·교정 대회장은 울산공고의 기계조립실이어서 바로 옆 실습장에서 금속깎는 소리가 그대로 전달돼 어려움을 겪었다.

또 계단뿐인 2층에 마련된 대회장으로 인해 휠체어장애인들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울산시의 지원도 대폭 보강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부산 등 타도시에서는 입상 선수들에게 훈련비가 지원되고 성적에 따라 특전도 부여되고 있으나 울산시는 예산지원도 거의 없으며 장애인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홍보도 크게 미약한 형편이다.

장애인기능경기대회 한 관계자는 "직업전문학교도 없고 훈련비도 지원되지 않는 열악한 형편이지만 장애인들이 기능을 익히려는 열정은 어느 도시보다 뜨겁다"고 지적했다.

울산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는 CNC 선박 2명, 전자기기 6명, 컴퓨터 수리 4명, 전산응용기계제도(CAD) 5명, 컴퓨터프로그래밍 2명, 컴퓨터 활용능력 93명, 웹마스터 2명, 전자출판 3명, 양복 2명, 양장 11명, 한복 2명, 가구제작 7명, 시각디자인 5명, 제과제빵 12명, 귀금속공예 2명, 목공예 10명, 나전칠기 5명, 화훼장식 86명, 워드프로세스 3명, 점역·교정 2명, 보조기 제작 3명, 그림 4명, 건축제도CAD 2명 등 총 23개 직종에 273명이 도전했다.

지체장애가 16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정신지체 58명, 청각·언어장애 20명, 시각장애 9명, 기타 20명 등으로 나타났다.

각 부문별 금상 수상자는 오는 9월 19~22일 서울서 개최되는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울산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또 입상자 전원에게는 해당 직종 기능사 실기시험 면제의 특전이 주어진다.

울산장애인기능경기대회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주최하고 (사)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울산지부가 주관했으며 노동부가 후원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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