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선사인들이 반구대 암각화로 남긴 고래와 연어, 숭어, 황어가 노니는 태화강을 다시 볼수 있을까.

 태화강은 60년대 산업화 이후 생활하수와 산업폐수, 분뇨와 축산폐수 등 오염물질 유입 및 수질오염 증가, 하천퇴적물의 부패 등으로 생태환경과 서식어종에 큰 변화가 초래되고 있다.

 태하강 최상류지역의 1급 청정수를 제외하고는 남구 삼호교를 지나 다운 태화지역을 거쳐 명촌교 하류의 오염도는 BOD 10ppm을 오르내려 4~5급수로 악화됐다.

 태화강을 찾은 숭어 연어 황어 등이 강어귀에 처놓은 각종 그물에 걸리거나 상류쪽으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심해지는 오염에 의해 죽거나 "겨나고 있다.

□태화강 서식어류

 울산시가 97년 수립한 환경중기종합계획 용역(울산대 최기룡 교수팀) 결과 뱀장어 붕어 참붕어 돌고기 자가사리 송사리 밀어 파랑볼우럭 등 19종이 확인됐다.

 참다슬기 주름다슬기 칼조개 말조개 도끼조개 민물담치 물달팽이 등 담수패류 11종류와 마름 검정말 줄 부들 등의 수거식물, 잠자리 노린재목 하루살이 등 수서곤충도 6종이나 확인됐다.

 갈겨니, 피라미, 붕어, 잉어 등은 태화강 대표어종으로 등재됐다. 대리어종으로는 쉬리 꺽지 은어 배가사리(상류형 하천) 긴몰개 돌고기 모래무지 동사리 누치 끄리(중류형 하천) 참붕어 왜몰개 잉어 송사리(평지 하류형) 등이 채집됐다.

 울산지역환경기술센터 2차연도(99~2000년) 연구사업으로 최교수가 태화강의 어류를 조사한 결과 잉어과 미꾸리과 등 12과 38종이 채집됐다.

 버들치가 전체의 22%를 차지해 태화강의 우점종을 이뤘고 갈겨니 숭어 피라미 등이 아우점종을 형성해 태화강의 주요 어종으로 구성돼 있다.

 태화강 상류의 산간지역에서는 잔가시고기 큰가시고기 등 희귀어종도 출현했지만 삼호교 하류지역에서는 숭어 등 채집어종이 감소해 우려를 낳았다.

 울산경실련이 수년간 태화강 생태탐사 결과를 종합해 이달중 발간할 예정인 2002년 태화강생태보고서에는 총 40종의 서식어종이 기록됐다.

 언양~석남사 등 상류에서는 자가사리 버들치 등의 1급수 어종이, 삼호교~언양간 중류지역은 버들붕어 참붕어 각시붕어 메기 동사리 뱀장어 강준치 등이 다양한 어종이 발견됐다.

 생활하수와 퇴적오니 등으로 수질오염이 극심한 삼호교~명촌교간 태화강 하류지역은 붕어 참붕어 등이 최하류지역인 명촌교 주변은 숭어와 문절망둑(꼬시래기)이 채집됐다.

□수질오염사고

 수질오염 사고는 공장폐수, 농·축산폐수, 농약 비료 등에 들어 있는 갖가지 유기물이나 중금속, 독성물질 등에 의해 발생하며 특히 가정의 생활하수 유입으로 인한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울산지역은 99년 20건, 2000년 10건, 2001년 10건의 수질오염사고가 발생해 다소 줄어들고 있지만 매년 4건씩의 물고기 폐사로 이어지고 있다.

 태화강의 경우 2000년 6월23일 태화동 명정천에서 학성교까지 4.5㎞ 구간에서 숭어 1만여마리가 떼죽음을 당한데다 같은 날 남구 신정동 남산 취수장 앞에서 숭어와 누치 수천마리가 죽은 채 떠올랐다.

 썰물로 바닷물이 빠져나가 유수량이 적은 상태에서 비가 내리면서 상류지역의 오염물질이 일시에 태화강에 유입되자 생활하수 찌꺼기 등의 하상 퇴적물을 부유시켜 용존산소 부족을 초래해 물고기가 폐사로 연결됐다.

 물고기 폐사당시 울신시가 측정한 용존산소량(DO)은 2.5ppm. 물고기의 서식한계 용존산소량 5ppm의 절반에 그쳐 물고기가 살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비가 오기 전인 21일의 측정값은 10.5ppm에 달했다.

 이후 태화강에서 공식 기록된 물고기 폐사 사건은 없지만 지난해 등 삼산배수장과 여천천에서 흘러드는 태화강에서 숭어 등 수백마리가 폐사해 물고기 수난시대가 반복되고 있다.

□수질개선 대책

 경실련은 물고기 서식상태로 보아 태화강은 아직은 ‘살아있는 강’이며 얼마든지 ‘생명의 강’으로 되돌릴 수 있다면서 ‘환경은 곧 생명’이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또 인위적 제방, 호안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철거하고 직강화된 강을 가능한 원래의 구불구불한 모양으로 되돌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자연하천의 생태로 복구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실련 황인석 부장은 "가정 오수관 연결사업도 태화강 수질을 1급수로 개선하는 절대적인 방법은 아니다"면서 "소규모 하수처리장을 통한 생활하수 처리와 하천 유지용수 확보, 하상 퇴적오니 준설 등이 수질개선과 연어를 회귀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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