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식·음주·흡연·운동부족이 원인
비만·고혈압·당뇨등 현대병 주범
심할땐 뇌졸중·심근경색 부를수도

회사원 이모(48)씨는 올해초 생사의 고비를 넘겼다. 월요일 회사의 아침회의를 끝내고 가슴이 찢어지는 통증을 느꼈다. 김씨는 '이러다 죽을 수 있겠다'는 공포감을 느꼈다.

병원으로 달려간 이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세 가닥의 관상동맥에 모두 콜레스테롤 등 이물질이 끼여 혈관이 서서히 막혀가는 중이었다. 심근경색의 위험까지 있었다.

김문찬 울산대병원 건강증진센터장(울산대 가정의학과 교수)은 "만약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버리면 돌연사까지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당장 수술을 권했고, 이씨는 좁아진 관상동맥을 확장시키는 수술을 받았다.

국내 30대 이상 연령층의 3분의 1 가량이 비만이나 고혈압 등 향후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증상을 한 가지 이상은 갖고 있다고 한다.

특히 뇌졸중은 겨울에 많이 걸린다는 속설과 달리 계절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발병하고 있고, 뇌졸중과 심근경색의 주범으로 꼽히는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도시보다 농촌이 더 높다는 연구도 나온 상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4~6월 전국의 1만2천가구를 대상으로 식생활 행태와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 유병률(조사 대상자 가운데 병을 갖고 있는 사람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30세 이상 성인 대상자의 비만 유병률은 34.9%, 고혈압 유병률은 27.9%였다.

울산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울산대병원 건강증진센터가 올들어 3월부터 6월까지 뇌 및 심혈관 정밀검진을 실시한 45세 이상의 중년남녀 168명의 분석결과 비만, 당 대사장애, 이상지질혈증을 특징으로 하는 대사증후군은 25%(42명)에 달했다.

특히 대사증후군이 있는 그룹에서 연령과 생활습관의 영향을 보정한 결과 우울성향을 나타내는 우울지수가 정상인 그룹에 비해 높았다.

다시말해 우울과 정신사회적 스트레스 등이 대사증후군의 발병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스트레스 지수도 대사증후군 그룹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김문찬 교수는 "한국인의 대사증훈군의 원인으로 과식, 음주, 흡연, 운동부족 등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들지만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같은 정신·사회적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사증후군은 고(高) 인슐린혈증이 원인이 되어서 나타나는 초기의 여러 증상 즉 고혈당, 이상 지질 대사, 고혈압, 비만 등의 복합적인 형태의 질환을 통틀어 말한다.

인슐린은 세포 활동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분해해서 세포 안으로 집어 넣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인슐린이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고혈당은 개선되지 않은 채, 췌장은 계속해 인슐린을 만들어 내므로, 결국 핏속의 인슐린 농도마저 높아진다. 이것이 고(高)인슐린 혈증이다.

이처럼 고(高) 인슐린혈증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대사증후군은 중풍, 심근경색 등의 원인이 되는 셈이다.

인슐린 저항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인은 비만이다. 그것도 내장 비만이 주범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식과 운동부족이 빼놓을 수 없는 인자다. 또한 유전적인 요인도 있다. 비만과 노화 등이 인슐린 작용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고장내 이를 증폭시킨다.

먹을 거리가 풍부해진 반면 신체 활동량은 급격히 줄어든 현대인에게 대사증후군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각별한 주위가 필요하다.

#대사증후군 진단 기준(5가지 중 3가지 이상이면 판정)

①복부 비만: 허리둘레 남성 90㎝ 이상, 여성 80㎝ 이상

②중성 지방: 150(㎎/㎗) 이상

③고밀도 콜레스테롤(HDL): 남성 40(㎎/㎗) 미만,

여성 50(㎎/㎗) 미만

④혈압: 수축기 130(㎜Hg) 이상

또는 이완기 85(㎜Hg) 이상

⑤공복 혈당: 110(㎎/㎗) 이상 또는 당뇨병 치료 중

<자료제공: 울산대학교병원 건강증진센터>

이상환기자 newsgu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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