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와 직접 접촉하거나 수영장등 이용시 전염
초기 충혈·이물감 느껴지다 각막 뿌옇게 흐려져
완치법 아직 없어 합병증 주의…렌즈착용 삼가야

20대 직장인 여성 A씨는 이맘 때면 5~6년전 유행성각결막염을 앓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눈이 퉁퉁 붓고 시리고 아픈 것은 물론이고 눈에 이물질이 끼고 눈꼽이 자꾸 생겨나 거울 보기조차 거북했다.

병원을 찾았지만 항생제를 처방해주는 게 전부였다. 그렇게 지나길 한 달여, 그제야 눈이 나은 듯 했지만 A씨는 질환을 앓은 이후로 1.2였던 시력이 0.6까지 저하돼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여름 불청객으로 불리는 '유행성각결막염'이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다.

A씨처럼 유행성각결막염때문에 고생해본 사람이라면 혹여나 다시 앓게 될 것이 두려워 더욱 조심하게 된다.

유행성각결막염은 유독 여름철에 자주 발생하는 데다 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를 제거할 약품이나 치료법이 딱히 없어서 한 번 걸렸다하면 낭패를 보기 마련이다. 게다가 전염성이 높은 질병인 탓에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 십상이다.

#유행성각결막염(EKC·Epidemic Kerato-Conjunctivitis)이란 = 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나는 눈병인 유행성결막염중 가장 흔히 발병하면서 지독한 질환이다. 아데노바이러스가 직접적인 접촉이나 바다·수영장 등 여러 사람이 활동하는 곳에서 전염되면 발병된다.

여름에만 유행하는 계절성 질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연중 꾸준하게 환자가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라 여느 계절을 막론하고 주의가 필요하다.

5일 가량의 잠복기를 거쳐 비로소 발병하며 한쪽 눈에 증상이 나타나고 이후 나머지 한쪽 눈으로 옮겨간다.

초기 증상은 눈이 충혈되고 눈에 모래알이 낀 것처럼 까칠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이어 눈꼽이 심하게 끼고 진물이 나며 각막이 뿌옇게 흐려질 수 있어 시력이 저하된다. 병중에는 귀 주위와 안면 근육에 미세한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턱 밑 림프선이 커지기도한다.

#유행성각결막염 치료 및 예방법은 = 유행성각결막염을 두고 '병원에 가도 한 달, 가지 않아도 한 달 후 낫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약물이 현재로는 없기 때문이다.

일단 유행성각결막염이 발병하면 우선 안약으로 염증을 완화시키고 항생제나 경구약으로 2차 세균감염을 방지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약 2차 세균감염을 막지 않아 각막염으로 발전하면 단순한 눈병 수준을 넘어 합병증을 유발, 시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동강병원 윤영선 안과전문의는 "유행성각결막염은 '눈감기'와 같아서 감기에 걸렸을 때 콧물, 목아픔 등의 증상을 치료해 병을 낫게 하듯 염증을 완화시키고 2차 세균감염을 예방할 수 있도록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행성각결막염의 주 원인이 손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가급적 눈에 손을 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흐르는 수돗물로 손을 깨끗히 씻는 것은 물론이고 유행성각결막염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가급적 수영장 출입을 삼가는 것도 필요하다.

렌즈를 착용하는 것은 유행성각결막염 발병 가능성을 높게 하므로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바이러스도 결국 단백질이기 때문에 렌즈로 눈을 덮어버리면 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위험하다.

도움말=동강병원 안과전문의 윤영선 과장.

유귀화기자 duri121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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