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 온양면 발리 선양곡에 나무와 황토로 지어진 큰 규모의 기와집 "발리동천"(대표 이순득·237·1634)은 맛깔스런 음식, 멋들어진 풍경, 힘있는 조각작품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한방오리백숙, 닭백숙, 한방옻닭, 한방옻오리(이상 3만3천원), 오리양념구이, 오리탕(이상 2만5천원), 메기수제비탕(2만·3만원) 가운데 하나를 골라 주문을 하고 나면 색깔이 예쁘게 어우러지는 밑반찬이 나온다.

 부드럽고 탄력있는 맛이 일품인 다시마무침, 담백하게 쪄낸 단호박, 골뱅이를 넣은 울산 특유의 들깨찜, 고추지 등 쉽게 볼 수 없는 밑반찬이 일단 맛을 돋운다. 음식 솜씨가 예사롭지 않음은 밑반찬에서 이미 짐작된다.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한방오리백숙은 음나무 등 18가지 한약재를 넣고 푹 고아 오리냄새가 나지 않으면서 쫄깃한 맛을 전해준다. 한약재가 우려낸 국물도 알싸하다. 오리와 함께 넣고 쪄낸 밥은 따로 그릇에 담아낸다. 찹쌀 콩 대추 흑미 조 등 잡곡을 넣은 영양식이다.

 간단하게 식사를 하려면 나물을 듬뿍 넣은 비빔밥(7천원)을 먹어도 되고 조를 넣어 빚은 동동주를 한잔하려면 야채해물전, 골뱅이무침, 두부김치(이상 8천원) 등의 안주를 곁들이면 된다.

 음식 맛에 못지 않는 것이 바깥풍경이다. 사방이 나즈막한 산으로 둘러쳐져 온화한 느낌이 드는데다 한국적인 멋이 물씬한 소나무와 이순득씨의 남편인 조각가 이채국씨의 작품으로 꾸며진 앞뜰은 말 그대로 야외조각장이다.

 울산에서 온양면 대안리를 거쳐 진하해수욕장 가는 길로 가다가 다리를 건너자 말자 오른쪽으로 접어들어 산길로 잠시 가면 발리동천을 알리는 표지석이 서 있다. 백숙은 조리하는데 40여분 걸리므로 미리 전화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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