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올 가을에는 색상도 디자인도 단순한 것이 유행이다. 패션에도 미니멀리즘(Minimalism)이 대두한 것이다. 장식이 절제되어 선이 단순한 디자인에 색상도 블랙과 브라운, 베이지 등 기본 색상이 주류를 이룬다.

 윗옷의 디자인은 단추가 없는 노버튼, 칼라가 없는 노칼라 또는 칼라를 세워 깔끔해보이는 스탠딩 칼라를 비롯하여 실루엣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게 특징이다. 검정 바지에 단순한 컬러나 스탠딩 컬러의 하얀 셔츠를 입어도 올 가을에는 사무적인 느낌이 아닌, 유행스타일로 보인다. 재킷 스타일의 셔츠를 받쳐 입어도 단순하면서 여성스러운 느낌을 준다. 아무런 장식이 없는 검정 또는 회색의 원피스에 스카프 하나를 두르거나 깊게 팬 풀 깊게 팬 브이넥 니트에 9부바지도 어느 자리에서나 입을 수 있는 정장이 된다. 짧은 길이에 버튼이나 칼라가 없는 프라다 천의 재킷에 바지를 입으면 심플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색상으로는 "블랙"이 첫 손에 꼽히는 유행 색상. 최근 파리, 뉴욕에서 열린 추동복 컬렉션에서도 해외 유명 브랜드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블랙 일색으로 무대를 채웠고, 국내 브랜드들도 추동복 디자인에 이런 추세를 반영했다.

 그러나 무거운 느낌의 검정색은 아니다. 천의 질감을 다양화해서 블루톤 또는 브라운 톤, 그린톤 등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리고 있다. 따라서 천도 울, 캐시미어를 비롯해 실크, 모헤어, 알파카 등 고급 소재가 쓰이고 있다.

 블랙으로 위아래를 차려입을 경우 안에 받쳐 입는 옷은 블랙을 더욱 강조해줄 색상이어야 한다. 초콜릿색에 가까울만큼 짙은 와인 색이거나 진한 비이올렛 터틀넥 니트 등이 제격이다. 돋보이고 싶다면 어두운 오렌지색이나 진한 초록색, 잉크처럼 짙은 파란색 셔츠도 손색이 없다.

 블랙 외에는 회갈색, 브라운, 오렌지, 크림색 등의 차분한 색상이 강세. 올여름을 지배했던 화려한 무늬는 간데 없고 복고풍 영향으로 전통적인 감성의 풍부한 체크와 줄무늬 등이 많이 선보인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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