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가까운 계곡에 물놀이를 다녀왔던 김연희(36·남구 선암동) 씨는 배가 아파 밤새도록 칭얼대는 4살된 둘째 아이를 달래느라 밤을 새웠다.

김씨는 "밤새도록 설사를 하며 열이 나 우는 아이를 어루만지며 달래느라 애를 먹었다"며 "아침 일찍 병원으로 가 진찰을 받았더니 의사가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충분한 수분 섭취와 며칠 푹 쉬고 나면 괜찮다고 해서 한숨 돌렸다"고 말했다.

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감기 증상과 함께 구토와 설사 등의 증세를 보이는 바이러스성 장염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면역력과 소화 계통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들이 구토, 설사 등의 증세를 호소하며 울산시내 소아과, 내과 등에 몰려들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울산시 남구 무거동 Y소아과의 경우 이번주 들어 의원을 찾은 환자 가운데 바이러스성 장염 환자는 평소 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인근의 다른 소아과 의원에도 일일 평균 10여명 가량의 장염 환자들이 꾸준히 진료를 받고 있다.

Y소아과 김창희 원장은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열감기를 동반한 바이러스성 장염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며 "아이들이 물놀이 등으로 체력을 많이 소모한 상태에서 덥다고 찬 음식을 많이 먹고, 에어컨 등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바이러스성 장염은 대변에 있는 바이러스가 입으로 들어와 장에 침범하는 것인 만큼 외출 후 손발 씻기, 끊인물 먹기, 양치질과 무리한 운동 등은 삼갈 것을 의사들은 당부하고 있다.

권병석기자 bsk7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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