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햇빛에 정신잃고 쓰러지면
그늘에서 수분공급·휴식 취해야
고온 장기 노출 발한작용 이상땐
초응급상황 즉시 병원치료 필요

무더운 여름철이면 '더위 먹는다'라고 말한다. 이것은 의학 용어로 열 피로 또는 열 탈진이라 불리는 일사병 증상이다. 고온에 의한 질환인 일사병은 주로 수분부족이나 염분부족에 의해 나타난다. 대부분 쉽게 회복되지만, 열사병은 체내온도 조절기능이 파괴되어 중추신경계 증상이 나타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질환이다.

#일사병

일사병은 열손상 중 가장 흔하다. 일사병은 햇빛이나 센 복사열로 인하여 몸에 생긴 열을 제때에 조절하지 못해서 생기는 병이다. 몹시 무더운 여름날 맨머리에 내려 쪼이는 햇빛을 받으면서 오래 서 있을 때 흔히 생긴다. 처음에는 얼굴이 벌개지면서 매슥매슥하고 구역질이 나며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점차 열이 높아지면서 맥박이 빨라지며 머리가 아파온다. 더 심해지면 얼굴이 하얗게 변하면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일사병 증상의 특징은 피부가 땀으로 축축해지고 차갑게 변한다는 것이다. 또 체온은 정상이거나 38~39℃정도로 정상체온보다 약간 상승하는 정도로 차이를 보인다.

일사병이 의심될 때 응급처치는 통상적인 쇼크치료와 같다. 우선 환자를 더운 환경에서 벗어나 그늘지고 선선한 장소로 이동시킨다. 둘째 몸에 밀착된 의복을 제거하거나 느슨하게 해준다. 셋째 의식이 있으면 입으로 1ℓ정도 물이나 이온음료수 같은 전해질 음료를 마시게 한다. 그러나 의식이 명료하지 않는 환자에게는 입으로 수분을 투여해서는 안된다. 기도를 통해 수분이 폐로 흡입돼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사병으로 인해 사망에까지 이르지는 않지만 충분한 수분 공급과 휴식을 취해도 의식이 나빠지거나 체온이 상승될 경우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도록 한다.

#열사병

열사병은 발생빈도는 낮지만 치명적이며 방치하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있다. 인체는 고온환경에 처했을 때 체내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 체내 조직의 손상이나 효소의 변성을 초래한다. 이를 막기 위하여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 하면서 땀을 흘리게 된다. 이러한 발한작용으로 체내의 열을 70~80% 정도 발산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고온환경 하에서 과도한 신체활동을 하여 체내 열생산이 과도하거나 주변의 습도가 높아 발한작용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면 체온이 41℃ 이상 올라가면서 섬망, 의식상실, 혹은 경련발작과 같은 중추신경계 기능장애를 동반하게 되는데 바로 이런 응급질환을 열사병이라고 한다.

열사병은 고온에 오랫동안 노출되는 경우, 열의 발산 능력의 부족으로 발생된다. 더운 날씨에 구보 등 군사 훈련을 받는 군인, 실외 스포츠나 장거리 마라톤 등 야외에서 활동하는 운동 선수, 용광로 등 고열을 취급하는 작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 노인, 알코올 중독, 심장병 환자, 신체가 허약한 사람 등에서 많이 발생한다.

열사병이 나타나기 직전 증상으로는 두통, 어지러움, 구역질, 경련, 시력 장애 등이 나타난다. 심하면 정신 이상으로 헛소리를 하고 의식을 잃게 된다. 체온은 41℃ 이상으로 맥박은 빠르고 혈압은 낮아지며, 피부는 뜨겁고 건조하여 땀이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열사병은 초응급 상황으로 즉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높은 위험한 질환이다. 치료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빨리 체온을 낮춰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알코올을 몸에 뿌려 시원하게 하는 것은 오한에 의한 열발생을 초래할 수 있으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열사병으로 의심되면 가능한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열사병의 경우 신경계를 자극시켜 혼수상태 등 뇌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근육, 간, 혈액장애 등 전반적인 모든 장기에 기능을 악화시키는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일사병·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활동을 할 때 옷을 가볍게 입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다. 가급적 아침·저녁 등 시원한 시간을 택해야 한다. 무더운 여름철 취침 전 운동은 수면방해를 일으키므로 초저녁에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박경현 중앙병원 내과 부원장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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