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는 올해부터 매년 정하던 문화예술의 해를 선정하지 않았다. 특정 분야를 집중지원하는 "00의 해" 보다는 문화환경기반조성에 초점을 두기 위해서다. 문화환경기반조성은 아무래도 한해만에 이루어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3년여 계획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본보도 울산의 문화인프라가 되고 있는 문화공간과 단체 등을 차례로 소개하는 기획물을 통해 울산문화환경기반을 미리 점검해보고자 한다.

갤러리 A&D(대표 김현주·울산시 남구 달동)가 문을 연지 1년, 울산지역 유일의 사설 화랑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화랑이란 이름을 달고 운영하는 곳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곳으로는 유일하다.

 남구청 앞에 새로 세운 작은 2층 건물에 자리하고 있는 A&D는 아트 앤드 디자인(Art and Design)의 약자. 1층이 갤러리 A&D이고 2층은 디자인회사 Art and Design(대표 김병훈)이다.

 A&D의 가장 큰 장점은 운영자 부부가 모두 미술전공자라는 점. 김현주씨는 홍익대 서양화과, 남편 김병훈씨는 홍익대 조소과를 나왔다. 34세 동갑내기이다.

 이들은 그림을 보는 눈을 가진 덕에 소신껏 전시회를 기획한다.

 김현주 대표는 "그림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좋은 그림들을 가까이 접하고 싶은 단순한 생각으로 갤러리를 열었다"며 "회화를 중심으로 하여 그동안 울산에 소개되지 않은 다양한 그림들을 보여준다는 취지를 갖고 기획전을 꾸준히 가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6일 개관 이후 한해동안 작지만 의미있는 전시회를 12차례 가졌다. 매달 초에 개막하여 한달동안 전시회를 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명 작가들을 그룹지어 소개하는 기획전을 3월까지 잇달아 가졌고 이어 유리전, 판화전, 섬유미술전, 도자기전 등 다양한 장르를 두루 섭렵했다.

 재정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이고 소신있는 기획을 펼친 덕에 서울 등지의 작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1년만에 작가 섭외에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의 자리매김을 한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지역민들의 인식도는 아직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김대표는 "화랑주로서의 대단한 각오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으나 막상 1년여 운영하다보니 사회적 책임이나 재정적자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재정적인 문제보다는 지역작가와 그림 애호가들의 지역화랑에 대한 애착과 관심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5일 시작하는 개관 1주년 기념전은 김섭 임영재 임철순 박영하 박소현 오숙환씨가 참여하는 "겨울나그네전"이다. 이어 울산대학교를 올해 졸업하는 신예작가 2명을 잇달아 소개할 예정이다.

 그동안 지역작가 작품전에는 소홀했으나 앞으로 지역유망작가를 발굴, 소개하는 기획전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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