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에그리움을더하면두개의그리움이되고

 그리움에그리움을곱하면두곱의그리움이되고

 그리움에서그리움을빼도그리움은남는다

 그리움을그리움으로나누어도그리움은남는다

 남는그리움에또다른그리움을더하고

 더해진그리움에또다른그리움을곱하고

 그리고빼고또나누고또빼고

 

 떡주무르듯주무르는그리움자꾸손끝에묻는다

 (내가 사랑한 도둑, 그림 같은 세상, 2002)

 

 그리움을 지닌다는 것은 낡은 옷자락에 배어 있는 땟자국 같은 것이다. 아무리 치대어 빨고 헹구어도 지워지지 않는 "자꾸 손끝에 묻는" 땟자국이다. 그리움은 어려서부터의 삶에서 알게 모르게 몸과 마음에 배어 있는 생활의 자취들이다. 불현듯 머리 속에 떠올라 나의 삶을 "떡주무르듯 주무르는" 하릴없는 흔적이다. "우리들이 쫓겨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낙원은 그리움"이라는 독일의 소설가 장 파울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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