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 근육 이상 혈액 역류로 혈관 돌출
조금만 걸어도 통증…심할 경우 궤양 발생
조이는 옷 피하고 찜질방 등 이용 자제해야

보는 사람마다 몸짱이라고 부러워하는 데도 불구하고 노출이 심해지는 여름철이 싫은 사람이 있다. 바로 다리 정맥이 고장나 다리 위로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 환자. 임신출산으로 인해 많이 나타나는 질병으로 알려져 대개 여자들에게만 있는 것으로 인식돼 있으나 아줌마들만의 고민은 아니다. 서서 일하는 20대의 젊은 여성과 남성들에게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정맥류의 증상으로는 꼬불꼬불하고 두꺼워진 정맥이 나타나는, 단순히 미관상 보기 안 좋은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통증이 오며 다리가 붓는다. 또 걷거나 오래 서 있을 때 다리가 무겁고 뻐근할 정도로 아프며,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붓고 피부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거나 아무 증상 없이 혈관만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으며 아주 심한 경우 복사뼈 주변 피부에 잘 낳지 않는 궤양이 나타난다. 심하면 출혈이 반복되기도 하고 장시간 방치하면 심장에 부담을 준다

하지정맥류의 원인은 근육펌프 또는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종아리 근육의 이상이다. 종아리 근육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혈액을 심장으로 원활히 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 때 정맥을 통해 올라가는 혈액이 역류되는 것을 막아주는 판막이 한쪽다리에만 60여개 가량 퍼져 있는데, 여기에 문제가 생겨 제대로 닫히지 않아 피가 역류하거나 판막에 고여 혈관이 피부 위로 푸릇푸릇 비추거나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여름철 피서를 가기 위해 차나 비행기 속에서 장시간 불편한 자세로 앉아 있는 경우 하지정맥류 환자에게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하지정맥류 환자는 일반인보다 더 빨리 혈전이 생기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1시간마다 다리 스트레칭을 해주거나, 비행기를 탈 때 미리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고탄력 스타킹을 신도록 해야한다.

무슨 병이나 그렇듯이 초기에 치료하면 쉽다. 선홍색이나 보랏빛을 띠는 1~3mm 내외의 실핏줄이 거미줄 같이 보이는 '거미양정맥류'나, 이보다 조금 더 굵고 푸른 핏줄이 도드라져 보이는 '망상정맥류' 단계일 때 치료하면 약물 주사로 혈관을 막는 혈관경화요법. 주사 후 압박붕대와 스타킹으로 조이면 흉터없이 말끔하다. 그러나 치료를 안하고 방치하면 푸르게 보이던 망상정맥이 점점 더 굵어지고 더 많은 혈관들이 정맥류로 진행될 수 있다.

하지정맥류 치료방법으로는 비수술적 요법과 수술적 요법으로 나뉘어진다. 비수술적 요법은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지 않고 자주 걷도록 하며 다리를 가슴보다 높이 들어서 정맥압을 완화시켜주는 방법이 있다. 또 자주 활동하거나 서 있어야 할 때는 탄력붕대 등을 이용하여 무릎에서 발까지 적당한 압력으로 감거나 고탄력 스타킹을 착용한다.

수술요법은 표재성 정맥과 심부정맥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정맥의 역류를 차단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이를 교정해 주는 것으로 레이저 시술은 1~2시간이면 수술이 완료되고 퇴원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 예방법은 가급적 오래 서서 일하는 것을 피하며 장시간 서 있을 경우에는 2~3분마다 교대로 다리를 올렸다 내리는 동작을 반복해 주는 것이 좋다. 평소 가볍게 걷는 운동이나 수영 등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하나의 예방법이다. 또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너무 조이는 옷을 피하고 지나치게 뜨거운 곳에서 노출은 피해야 한다.

도움말=박상준 울산대학병원 외과 교수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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