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설태가 원인…물 많이 마시고 혀까지 양치
소화기 내과 호흡기 질환 의심될땐 병원치료 반드시

여름철엔 여느 계절보다 악취에 민감하다. 더운 날씨 탓에 상큼한 향수 내음 마저도 불쾌하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 하물며 악취라면 오죽할까.

불쾌감의 원인이 되는 발냄새, 땀냄새, 겨드랑이에서 풍기는 암내 등은 깨끗이 씻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입냄새 만큼은 양치질을 깨끗이하는 것만으로 한계가 있다. 구강 청결 외에 생리적·병적 요인도 입냄새의 한 원인이기 때문.

특히 입냄새가 나는 사람의 경우, 타인과 마주해 대화할 때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입냄새 나는 자신도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다른 사람을 만날 때마다 행여 입냄새가 날까봐 노심초사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구취를 발생시키는 박테리아=1차적으로 입속에 있는 구취를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입냄새의 원인이다. 목구멍과 연결되는 혀의 가장 안 쪽 부분에 많이 분포해 있는 이 박테리아는 산소와 접촉하면 살 수 없는 혐기성이다. 따라서 입 안에 산소 공급이 제대로 안 될 때 박테리아가 번식, 악취가 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입냄새가 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잠자는 동안 입 안에 산소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철 울산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입냄새를 일으키는 박테리아는 어느 누구의 혀에나 다 존재하기 때문에 언제든 입안이 마를 때 입냄새가 날 수 있다"면서 "입냄새가 난다고 바로 병원을 찾기 보다는 물을 많이 먹어서 입안을 마르지 않게 한다든지 입냄새를 유발하는 음식을 자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설태=입냄새의 또다른 원인이다. 설태는 죽은 혀의 상피 세포 덩어리가 남아서 혓바닥 위에 하얗게 쌓인 것이다.

혓바닥에 쌓인 설태의 양은 입냄새와 비례한다고 알려져 있다. 설태가 두껍게 많이 쌓일수록 구취가 심한 편.

설태는 위장의 상태를 나타내 주기도 한다. 따라서 설태가 유독 많이 낀다면 위장에 이상이 있다고 의심해보는 게 좋다. 양치할 때 혀를 닦아주는 습관을 들이면 도움이 된다.

냄새를 유발하는 박테리아가 있는 혀 안쪽을 닦아주는 게 좋겠지만 혀 안쪽에는 구역질을 유발하도록 하는 신경이 분포돼 있어서 사실 닦는게 쉽지 않다. 그래서 최근에는 헛구역질을 방지하고 혀의 깊숙한 뒷부분까지 닦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혀 세정기'들도 출시되고 있다.

◇소화기 및 내과 호흡기 질환=입냄새가 나면 치과를 찾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치과질환이 아닌 역류성식도염, 기능성소화불량, 간경화, 편도선염 그리고 당뇨병 환자에게 발생하는 케토산혈정병 등이 입냄새의 원인인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는 단지 개인 위생을 청결히 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병원 치료로 원인을 치료하는 수밖에 없다.

냄새만으로 병을 구별하기도 하는데 간경화 환자는 달걀 섞은 냄새, 케토산혈정병은 달콤한 냄새 등 특징이 나타나기도 한다.

#입냄새예방법

△음식을 조절하자=커피에는 입냄새를 일으키는 휘발성황화합물이

들어 있기 때문에 자제하는 게 좋다. 단백질 성분인 우유, 치즈류

섭취도 피하는 게 좋다. 육류보다는 채식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물을 많이 마시자=입안을 마르지 않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혓바닥의 설태를 제거하자.

△규칙적으로 양치질을 하고 가글과 같은 세정제도 활용하자.

△4가지 방법을 일정기간 실시했는데도 입냄새가 여전하다면

구강외적인 병이 원인일 확률이 크기 때문에 병원치료를 받는게 좋다.

도움말=윤철 울산병원 소화기 내과전문의

유귀화기자 duri121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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