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경제적 사회적 물리적인 문제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었을 때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터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생활이 이뤄지고 있는 도시는 종합적 고려가 결여된 개발과 일관성 업는 건축활동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경관을 갖게 되었다.

 도시공간의 질은 물적 환경의 질과 그 환경을 만들어 내고 있는 요소들과의 관계에 의해 만들어진다. 가로·보도·건물 등은 도시공간의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요소다. 도시에 대한 이미지는 다른 공간요소의 기본적 형태와 구조위에 놓여져 있는 작은 요소들, 가로등·포장·식재·가로표시등으로부터도 영향을 받는다.

 도시공간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시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의 형태 외관, 배치를 조정해 전체적으로 조화되게 함으로써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주고 활기있는 가로를 형성, 사람들이 활동하기에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지 않으면 안된다.

 아울러 도시의 아름다움은 외부인에게 그 도시 경제의 건전함과 발전을 확인시켜 주는 힘을 지닌다.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가로, 공공 공간, 건물은 보행자의 이용을 유발시키고 가로활동을 촉진시켜 상가의 활성화로 연결되며 좋은 경관은 그 지역의 경쟁력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현실은 이기적 개발형태와 이를 방조해온 안이한 계획 관행들, 그리고 현실에 뿌리를 두지 않고 전문성을 외면한 행정편의적 법·제도들이 만들어낸 복합적 산물이다. 우리 도시는 우리 시대의 건강하지 못한 일그러진 심상들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 스크린이라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즉 경관심의와 아울러 환경성 검토의 기반이 먼저 선행되어야 된다고 본다. 우리의 도시가 서구의 도시와 같을 수는 없지만 경관상의 문제점은 그야말로 심각한 수준이다.

 첫째 과거의 촌락적 읍성이 자동차와 고층건물을 중심으로 한 근대도시의 골격으로 급속히 변화되는 과정에서 도시의 고유한 경관적 실체성을 잃어 버렸다는 것이다. 둘째 건축물의 무분별한 고층화, 대형화와의 과정속에 산과 강 혹은 역사적 건조물과의 경관적 연속성이 단절돼 도시공간 이미지의 연상작용을 유도해 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셋째 도시 주변부에서 이어지는 대규모 아파트단지는 도시의 중심부와 외곽의 시각적 역전현상을 가져와 도시의 중심성을 상실시켰으며 특히 도심의 외곽부에서 지어지는 고층아파트는 자연의 선을 단절시켜 버렸다.

 이처럼 현재까지의 도시계획이 무분별, 과재별 계획이었던데 반해 경관계획은 종합적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아울러 경관계획은 지금까지 건축법이나 도시계획법이 지향하고자 했던 최저수준의 환경목표 달성이 아니라 21세기 도시문화시대를 대비한 양질의 환경형성에 목표를 두고 홍보해 시민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또 계획가나 행정가의 규범적 입장에서 본 특정의 개념이나 장소, 공간 등은 양호한 질서규범으로 강요하려해서는 안되며 도시에 까다롭지 않은 가운데 나름의 구조를 부여할 수 있는 외유내강형의 유연한 계획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경관계획은 대상지역의 지배적인 경관배경속에서 탁월한 것을 찾아내고 그곳에 건축물이나 시설물의 형상, 색채, 재료 등 경관적인 요소를 어떻게 맞추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끝으로 계획의 기본방향을 결정하면 도시지형을 복원하고 재발견하며 도시구조를 만들고 꿈과 철학이 담긴 도시공간 계획의 그랜드비전을 세우고 시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재현(수영종합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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