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장애인체전 지역대표 출전
수영 '독학' 전국대회 7차례 입상
왼손 균형잡고 오른손으로 수영
아이들 강습뒤 남는 시간 '맹훈'

"왼손을 전혀 쓸 수 없어 자꾸 한 쪽으로 기우는 거예요. 그래서 왼손은 균형을 잡는 데만 사용하고 오른손만을 이용해 앞으로 나가는 법을 터득했죠. 여기까지만 4개월이 걸렸어요"

오는 9월 울산에서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전에 울산 대표로 출전하는 현종현(38·뇌성마비 2급의 중증장애인인·동구 방어동)씨는 "고집이 세서" 한 번 마음먹은 일은 꼭 해내고야 만다.

현씨는 지난 2003년 전국장애인체전에 출전해 배영 50m, 100m에 출전, 2관왕을 차지하는 등 전국 장애인 수영대회에 출전해 입상한 것만 모두 7차례.

하지만 그는 전문 강사에게 수영 지도를 받은 적이 없는 '독학 실력파'다. 6년전 건강을 위해 동구에 있는 한 수영장에 나가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현씨는 처음 수영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물에 떠 있는 것조차 힘들었다. 특유의 성실함과 고집으로 밀어붙인 끝에 국가대표 선수에, 장애인스포츠지도자에 이른 것이다.

고교 졸업 함께 서울, 대전 등의 기계공장과 의류공장을 다니며 "대학을 가야겠다"는 목표를 키우던 현씨는 1998년 대구미래대학 사회복지과에 입학, 밤을 세워가며 공부한 끝에 사회복지사 2급, 장애인 재활체육 지도자, 장애인 스포츠 지도자 등 7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특히 장애인 재활체육 지도자 자격증을 따기 위해 서울에 있는 수중재활치료연구소를 5번이나 찾아갔다.

현씨는 지난해 2월부터 매주 월~금요일 20여명의 장애인과 비장애인 아동,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수영을 가르치고 있는 장애인체육관의 수영강사다. 배영 50m, 평영 100m 두 종목에 출전하게 된 그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짜투리 시간을 이용, 맹연습 중이다.

현씨는 장애인 수영강사라 실력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들을까,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위해 누구보다 일찍 수영장에 나와 개인연습과 수영장 정리 등을 하며 자신을 다잡는다.

동료강사인 이성원(26)씨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남들보다 성심·성의를 다해 지금은 누구보다 인정받는 훌륭한 지도자가 됐다"고 말했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씨의 연습시간은 넉넉지 않다.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본업인 아이들을 가르치고 남는 시간에 개인연습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씨에겐 대회 입상보다 중요한 것이 장애아동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10년 후 장애인재활시설을 운영하겠다는 현씨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일반인과 같은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삶의 즐거움을 찾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장호정기자 zzangij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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