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식으로 식습관 바꾸자 증상완화 도움
적당한 운동과 미온수 목욕으로 숙면 유도
가려움증 덜어주려 한겨울에도 난방 못해

아토피 아이를 둔 부모 마음은 까만 숯덩이다. 첫 딸 다빈이를 보는 주부 조영정(32)씨의 마음이 요즘 그렇다. 아이가 자고 일어난 이부자리는 피부에서 나온 진물로 흥건히 젖어있다. 작은 앰플 한 병에 60만원이 넘는 체질개선제도 먹였다. 하지만 3년 째 나았다, 도졌다를 반복하는 아토피에는 '백약이 무효'인 것 같다. 이미 아토피 자녀를 키워 보았던 부모들의 조언이 절실하다.

주부 백(33)모씨의 딸(5)은 인스턴트 음식과 과자 등 가공식품을 먹어 본 적이 없다. 생후 5개월에 시작된 아토피는 치료를 받아도 그 때 뿐이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택한 것이 유기농 재료로 만든 자연식이다. 아이의 간식은 고구마, 집에서 만든 떡, 과일 등이다. 물론 아이에게만 일방적으로 먹일 수는 없다. 온 가족이 식습관을 바꿔야 가능한 일이다. 마침 살고있는 아파트 상가에 유기농 전문 재료상이 있어 편리하다. 부족한 것은 인터넷 생협사이트를 이용한다.

백씨는 "자연식은 여러 치료방법 중 하나일 뿐 최선의 방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음식 관리로 많은 아이들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는데 도움받고 있다"고 말한다.

2~3년 간 꾸준히 식습관을 개선한 뒤 다시 증상이 도지기까지의 공백기간이 조금씩 늘고 있다. 요즘엔 음식조절이 안되는 명절 전후로만 징후가 나타날 뿐이다.

주부 이모(37)의 딸(11)아이도 아토피로 고생했다. 생후 17개월부터 취학 전까지 증세가 심했지만 요즘은 많이 호전된 상태다. 하지만 또래보다 키가 작아서 고민이다. 이씨는 "아토피가 숙면을 방해해서 깊은 잠을 잘 때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의 혜택을 그만큼 적게 받았을 것"이라 추측한다.

아이의 칭얼거림을 무마하려고 늦은 밤 아이가 TV나 컴퓨터를 보아도 그냥 놔두는 것은 금물이다. 취침 전 적당한 운동과 미지근한 목욕은 필수다.

무엇보다 숙면을 방해하는 가려움증을 줄이는데 애를 썼다. 상처가 덧나는 것을 막기 위해 옅은 쑥물로 1주일에 1번씩 2년 정도 전신욕을 시켰다. 한 겨울에도 난방을 제대로 해 본 기억이 없다. 조금만 더워도 아이가 가려움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여름철엔 냉찜질로 상처부위의 열을 식혔다. 증상이 너무 심할 땐 부작용이 없는 적절한 외용제를 미리 발라 잠 자는 동안 가려움증을 완화시켜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토피 아이들을 위한 조언

*급격한 온도변화를 삼가고 실내 습도유지에 신경 쓴다.

*하루에 한번 목욕하고 보습제는 하루에 두 번이상 목욕

후 3분 이내에 바른다.

*긁으면 더 가려워진다. 손톱을 짧게 깎고 잘 때는 장갑을

끼고 잔다.

*콜로이드 현탁액(쌀 등을 이용해 풀같이 만든 것)을 욕조

에 풀어서 15~20분 정도 몸을 담그면 피부 방어능력을 회복

시키는데 좋다.

*내성이나 부작용을 우려, 스테로이드제 등 전신면역 억제

제를 무조건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아주 심한 환자

의 경우 광선치료나 억제제가 2차감염을 방지하는 유일한

치료제가 될 수도 있다. 단 전문의의 처방은 필수다.

도움말=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홍영진 객원기자 thinpizz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