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거리는 너무 시끄럽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처음 가지는 인상을 묻는 질문에 대표적인 답이다.

 새로운 음식점이나 사업장이 들어서면 흔히 볼 수 있는 판촉행사는 그야말로 "떠들기"로 일관하고 있다. 볼륨을 한껏 높여 음악을 틀어놓고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큰 목소리로 상품을 선전하고 있다. 이웃에서 그로 인해 어떤 피해를 입는 지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골목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끊임없이 마이크를 단 트럭들이 물건을 팔러 온다. 골목골목을 누비며 큰 소리로 물건을 사라고 외친다. 야근을 하고 돌아와 잠을 청하고 있는 사람들은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문을 열어놓고는 잠을 잘 수가 없다.

 운전자들은 복잡한 시내에서도 언제나 급하게 운전한다.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곡예운전을 할 뿐아니라 조금이라도 방해되는 차나 보행자가 있으면 클랙슨을 눌러 깜짝 놀라게 한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자신의 차를 향해 클랙슨 소리를 내면 아주 불쾌한 인상으로 이유를 따지고 들기 일쑤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는 자부심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진 지 오래다. 거리에서 벌어지는 판촉행사나 골목으로 찾아들어온 장사꾼들의 목소리는 당당하기 그지없고 차도가 아닌, 좁은 골목에서도 사정없이 클랙슨을 누르면서 당당하게 지나간다. 물론 그것을 탓하는 주민도 거의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느새 그 소리들에 익숙해져 버린 탓이지만 외국인들은 그런 한국을 이해하지 못한다.

 한국을 몇차례 방문한 적이 있는 일본인 스가누마씨는 "한국이 무척 조용한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운전 습관에서부터 모든 것이 너무나 급해 위협을 느낄 뿐 아니라 거리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소음으로 정신을 차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예절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에서 출발한다. 나로 인해 상대방이 불쾌감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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