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맞춰 한방보약 먹으면
신체 음양평형 조절 원기 생성
편식않는 고른 음식 섭취 기본
보약 복용만으로는 살 안쪄

무더운 여름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가을이다. 사람들은 초가을에는 기운이 없다며 보약 한첩씩을 지어 먹어야 된다는 말들을 자주 하게 된다.

한방에서는 무더운 여름이 가고 선선한 가을이 오는 지금이 겨울을 준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한다. 이는 기혈음양(氣血陰陽)이 약해져 오장육부의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을 보약은 여름철 손상된 음양기혈을 보충해 장기의 기능을 바로잡아 추운 겨울을 대비하는 것을 가장 큰 목적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보약은 치료제의 반대 개념으로 생각해 비타민제 처럼 단순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것은 엄밀한 의미로는 잘못된 인식이다.

보약은 본초학적으로 원래 보약재가 있기는 하나 원칙적으로는 체질과 치료에 알맞은 한방복합처방에 의한 보제(補濟)를 말한다. 한방보약은 신체의 음양평형 조절과 원기 생성을 골고루 돕고 생명현상의 기능을 충실하게 하여 병을 치료·예방·양생을 위주로 하는 용약제들이다.

보약은 사상 체질보다는 사계절이 바뀌는 것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춘인당한의원 우택군 원장은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태양, 태음, 소양, 소음인 등에 따라서는 그다지 보약의 종류가 달라지지 않는다"면서 "사상 체질(四象體質)은 간단히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자신의 체질을 단정짓지 말라"고 충고한다.

봄·여름에는 인간의 몸도 자연과 같이 생육을 하는 시기이기에 발산을 할 수 있는 약재를 사용한 보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동물과 달리 인간은 겨울에 활동을 한다. 이렇기 때문에 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가을·겨울에는 몸의 기운을 보충하기 위한 약재를 사용한다.

사상체질에 따라서 약재를 결정하기도 하지만 계절의 바뀜에 따른 약재의 선택이 더 중요하기에 다른 병이 없다면 진맥을 하지 않고도 보약을 지을 수 있는 것이다.

우 원장은 "모든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는 것이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이후 보약을 복용해 그 기운을 보다 충실히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보약을 복용하면 살이 찐다는 생각에 복용을 꺼려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하지만 살이 찌는 것은 보약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평소에 식욕이 너무 없었거나 영양 섭취가 적절하지 못해서 어지럽고 기운이 없던 환자들이 한약의 도움으로 소화력이 회복되면서 영양 섭취 상태도 호전되기 때문이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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