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형 간염인한 발병 최다…10만명당 ♂ 47명·♀ 11명 꼴
자극적 음식 피하고 항암성 우수한 녹황색채소 섭취 도움
암세포 전이속도 빨라 4~6개월에 한번씩 '정기검진 필수'

여름 휴가철이 마무리되는 8월말~9월초에는 간에 빨간 불이 들어와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휴가란, 심신(心身)이 쉬는 시간이기보다는 과도한 음주와 더불어 먼 길 떠나느라 오히려 피로가 쌓이는 시간인 경우가 많다. 음주도 피로도 모두 간 건강을 해치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면 간암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진다. 간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간암을 앓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져서다. 간의 문제는 간염을 부르고 또 간염은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옮아갈 수 있다.

#간암은 이렇게 발생한다.

간암은 간에 생긴 악성 종양을 말한다. 국내 간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 당 남자는 47명, 여자는 11명 가량이다. 연령별로는 40~50대에 발생 빈도가 높고 지역별로는 경상도·전라도가 타지역에 비해 발생률과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경상도 권에 속한 울산도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김강성 울산 동강병원 외과 과장은 "강물 오염이나 회·조개 등 해산물을 통해 섭취되는 간암 위험인자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아마도 타지역에 비해 해산물 섭취가 잦은 습관과도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간암을 발생시키는 주요인은 B·C형 간염 바이러스. B형 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간암이 전체 간암 환자의 80%가량, 나머지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이런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급성간염, 만성간염 또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된 후 간암이 생길 확률이 높다. B형의 감염 경로는 성관계나 오염된 주사기 접촉, 출산기 유아가 산모를 통해 직접 감염되는 경우다. C형 바이러스는 수혈과 오염된 주사기 사용 등이 문제가 된다.

간염 바이러스 외에도 경구용 피임약과 간내 기생충이 간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는 피임약을 오래 동안 사용한 여성에게서 간암의 발생 빈도가 2배~5배까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뒷받침해 주고 있다. 또 간내 기생충은 간에 염증을 일으켜 간암의 발생률을 높인다.

김 과장은 "흔히, 과다한 음주가 간암에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알려져 왔지만 사실 알코올이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전환시키는 데 관여하는 지에 대한 근거는 아직 없는 실정"이라면서 "알코올 보다 흡연이 간암의 발생률을 높이는 위험인자라는 연구 결과는 많이 발표되어 있다"고 말했다.

#간암 예방은 이렇게 하자.

◆간암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를 일찌감치 퇴치하자=간암의 주요 원인인 B·C형 간염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신생아 때 B형 간염백신을 반드시 접종해야한다. 또 가족중 특히 어머니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인 경우라면 면역 글로블린과 백신을 생후 즉시 접종하면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C형 간염은 감염 경로인 수혈을 가급적 피하고 간암으로 전이될 수 있는 알코올성 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음주를 자제하는 게 좋다.

또 남성호르몬과 피임약을 남용하지 말아야한다.

◆4개월~6개월에 한 번씩 검진은 간암 예방에 필수=간암은 일단 발생하면 순식간에 건강을 심각한 상황에 빠뜨린다. 그러나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뚜렷한 증상 역시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다.

사실 간암이 악화되는 과정에서 복통, 피로, 복부 팽만 및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를 간암 증상으로 생각하고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김 과장은 "간암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알맞는 검사 기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간에 암세포가 발생하면 일파만파 퍼져가는 시기가 4개월 가량임을 감안하면 4개월~6개월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예방에 좋은 음식=비타민 B2가 많은 현미나 보리밥을 먹으면 좋다. 백미에 함유된 암조성 물질을 억제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또 식사는 강낭콩, 율무, 현미찹쌀을 섞은 잡곡식을 먹고 하루 세 번 공복 때 케일, 돌미나리, 신선초 등 생즙을 한 컵씩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극적인 음식과 화학조미료, 기름에 튀긴 음식 등은 피하는 데 좋다.

항암 식품으로 잘 알려진 마늘 된장 청국장은 물론이고 운지버섯 영지버섯 인삼 들깻잎 고춧잎 시금치 양배추 등 항암성이 우수한 녹황색채소를 많이 먹으면 좋다.

도움말 김강성 동강병원 외과과장

유귀화기자 duri1217@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