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에 더 많은 새를 불러 들일 방법은 없을까.

 매년 조류서식 실태조사를 벌이는 울산경실련은 하천 물을 깨끗히 하고, 새가 둥지를 틀 수 있도록 강변에 조성된 습지를 자연 그대로 보존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울산시도 환경개선중장기종합계획을 통해 조류보호를 위한 나름대로의 대책을 수립해두고 있다.

 울산경실련은 지난 2월 태화강 일대의 조류서식 조사를 벌인 결과 천연기념물 3종과 보호야생종인 말똥가리 등 모두 37종 1만5천676마리를 확인했으며 환경부도 지난해 1월 전국 114개 지역에서 벌인 조류센서스를 통해 태화강에서 47종, 3천678마리의 새가 발견된 결과를 내놓았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물고기가 노닐고 새가 날아들만 한 건강한 생태환경을 지닌 태화강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나마 이 정도의 새가 날아드는 태화강의 조류서식 환경이 서서히 잠식되고 있다는데 있다.

 울산시는 철새보호를 위해 월동기 태화강을 찾는 철새에게 인공적인 둥지와 먹이를 주고 있으며 울산대환경기술개발센터에 철새 개체 수, 보호종 확인 등을 위한 용역도 발주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은 철새가 날아드는 "집단도래보호구" 관리를 위한 개체 수(종류) 확인 등의 기초자료 확보, 주변 환경 조성 등의 근본적인 조수보호사업에 크게 못미친다.

 지난 98년 시가 조수 집단도래보호구로 지정한 태화강 상류(울주군 범서읍 구영리)와 중류(중구 태화동), 하류(남구 삼산동)의 234"도 인근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공동주택 등으로 사람의 접근을 차단할 방법이 어려운 상태다.

 야생철새는 되도록 사람과 격리돼 보호받거나 천적으로부터 몸을 숨기며 잠자리를 만들 수 있는 주변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일시적으로 통과하고 마는데, 태화강 주변의 조수보호구 환경은 철새의 월동지 역할을 하기에는 부적합한 상태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추가적인 하천 직강공사와 하상준설, 어망(어구)설치 및 철새도래기간내의 변칙적인 어로작업 등도 태화강을 찾는 철새를 내"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시민단체는 경고하고 있다.

 울산시는 습지보호를 전제로 한 하도정비공사를 계획중이나 철새의 천국인 습지에 어떠한 형태로든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습지는 철새 먹이의 무한한 창고이며 둥지 또는 번식지로서의 훌륭한 역할을 한다.

 조류는 먹이사슬 피라밋의 가장 높은 위치를 자치하고 있다. 조류종류의 다양성과 수적인 규모는 하부 생물군의 생존환경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새가 더 많이 찾는 깨끗한 하천 물을 만들기 위해 실시하는 인공적인 행위가 오히려 새를 내 "는 결과를 가져올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시 관계자는 "매년 환경부에서 전국의 철새도래지를 대상으로 조류센서스를 벌이고 있어 자치단체 차원의 별다른 조류현황 파악은 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지난 97년부터 환경부가 추진중인 "전국자연환경조사"가 내년에 완료되면 조사결과를 토대로 새롭게 조류보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정남기자 jnp@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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