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프로야구 호랑이군단의 선발 주축 마크 키퍼(MarkKiefer)는 팀내에서 「수호신(Keeper)」으로 통한다.

 최상덕과 손혁 등 에이스급 투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빈약한 팀 선발마운드를 지켜내며 승리를 일구는 파수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키퍼는 선발로 등판한 27일 광주구장 한화전에서 이름값을 했다.

 이날 경기는 전날까지 3연승중이던 2위 삼성에 1게임차로 쫓긴 불안한 1위를 지키던 기아로서는 치열한 선두다툼의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느냐를 판가름할 수 있는시험대와도 같은 중요한 한판이었다.

 키퍼는 6"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뽑아내며 6안타, 2볼넷, 2실점으로 상대타선을틀어막고 시즌 13승째를 올려 기대에 부응했고 팀이 삼성과의 승차를 1.5게임으로벌리며 독주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키퍼는 특히 최고구속이 145㎞를 넘지 않았지만 자로 잰 듯한 컴퓨터 제구력을과시하며 허를 찌르는 다양한 변화구와 상대 타자의 심리를 읽는 두뇌피칭으로 4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다.

 5회 2사에서 이범호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노히트노런 행진을 아쉽게 중단한키퍼는 7회 임수민과 이영우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지만 마운드를 넘겨받은 이강철의 환상 계투속에 3-2 승리의 최대 공로자가 됐다.

 키퍼는 이날 승리로 다승부문 선두인 게리 레스(두산.14승)를 1승차로 추격하며송진우(한화)와 다승 공동 2위를 이뤄 올 시즌 다승왕 꿈도 부풀릴 수 있게 됐다.

 또 지난 달 26일 LG전 승리 이후 지난 21일 삼성전까지 4게임에서 3패만을 기록한 끝에 한달만에 얻은 승리라서 기쁨은 남달랐다.

 특히 에이스로 활약하던 최상덕과 선발의 한 축이던 손혁이 부상으로 선발로테이션에서 제외됐고 「슈퍼루키」 김진우 마저 지난 25일 LG전에서 허망하게 무너졌던상황에서 나온 키퍼의 호투는 김성한 감독의 가슴을 쓸어내리기에 충분했다.

 한달여만의 승리로 자신감을 되찾은 키퍼가 남은 시즌 호투로 정규시즌 우승을바라는 팀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첫 용병투수 다승왕의 꿈을 이룰 수 있을 지주목된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