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산업의 효시로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등 석유 제품을 생산해온 SK(주) 제1 정유공장의 상압증류탑(A-Tower)이 준공 이후 39년만에 철거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SK(주) 울산 Complex는 오는 10월부터 제 1정유공장에서 HAC(산도가 높은 계통의 원유) 유분을 처리하게 됨에 따라 상압증류탑의 재질변경이 불가피, 이번에 기존 상압증류탑을 철거키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63년12월 준공돼 64년4월부터 국내 최초의 정유공장으로 가동에 들어간 이 상압증류탑은 높이 40m, 직경 3.7m 규모로 내부에 31단의 트레이(액기분리기)가 설치돼 있으며 그동안 7억만 배럴의 제품을 생산해 왔다.

 SK(주) 관계자는 "기존 상압증류탑의 철거작업을 29일까지 완료하고 그 자리에 정기보수작업기간이 끝나는 10월 초순까지 HAC 유분을 처리할 수 있는 재질의 다른 증류탑 및 부대설비를 신품으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유 공장마다 1개씩 설치된 상압증류탑은 원유를 정제해 LP가스와 휘발유, 등유, 석유, 경유 등의 석유제품을 생산해내는 정유공장의 메인 설비이다.

 SK는 이 상압 증류탑에서 생산된 석유제품이 우리나라 근대화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는 상징성과 역사성을 고려해 철거한 증류탑을 영구 보존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SK(주)는 임직원과 계열사, 협력업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상압증류탑 퇴역식을 갖고 명예로운 퇴역을 기념했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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