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대학의 2005학년도 대입전형 계획안에 대한 일선학교와 학부모들의 부정적 반응은 사실 예상됐던 것이다. 애초 교사들은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논리의 7차 교육과정이 오히려 입시위주 교육을 강화하고 교육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며 거부반응을 보였었다. 학생의 능력과 적성, 진로 등을 고려하는 학생중심의 교육과정이라는 7차 교육과정의 철학에야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우리 교육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론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이상론에 대한 우려가 이번에 발표된 각대학의 2005학년도 대입전형 계획안에서 그대로 현실로 드러난게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교육개혁의 기본방향이 학교 교육의 정상화와 다양한 인재의 육성에 있다고 한다면 자율과 창의에 바탕을 둔 7차 교육과정의 방향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동안 숱하게 바뀐 교육정책이나 제도들도 그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대학입시가 일생을 좌우하는 사생결단의 시험이 되도록 하는 우리사회의 학벌주의 가치관이다. 7차 교육과정의 취지를 외면하는 대학들의 이번 입시전형 계획안은 우리 사회의 이같은 대학입시병을 더욱 고질화시킬 우려가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각대학은 7차 교육과정의 취지를 잘 살려 입시전형 세부계획을 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연 7조원에 달하는 사교육비와 공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가는 일을 대학이 조장해서야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