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의 탯줄혈액(제대혈)을 장기간 보관해 뒀다가 백혈병 등 다양한 종류의 암에 대비하는 "제대혈 보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기가 태어날 때 태반과 제대혈에만 들어 있는 조혈모세포는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으로 분화, 재생산하는 원시세포로 백혈병이나 악성빈혈에 걸려도 별도의 골수이식없이 완치할 수 있는 유용성을 갖고 있다.

 제대혈 보관은 영하 196도의 초저온 액화질소탱크안에 15년 동안 보관한다. 원하면 영구보존도 가능하다. 15년 보관에 평균 130만원 가량이 소요된다.

 울산보람병원에서는 이같은 제대혈 보관에 대한 시민들의 올바른 이해를 돕기위해 29일 오후 6시 보람문화홀에서 "제대혈 보관 프로그램 세미나"를 개최했다.

 울산보람병원의 제대혈 보관은행인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대표를 초청해 마련한 이날 세미나는 산모와 병원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대혈 보관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양윤선 대표는 "제대혈의 조혈모세포는 백혈병을 비롯해 각종 질병치료가 가능한데다 가족에게도 이식이 가능한 가족 생명보험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울산보람병원은 산모들의 요청에 의해 지난해부터 제대혈의 보관 프로그램을 도입, 매월 10여건씩 보관하고 있다.

 제대혈 보관은 백혈병에 걸린 이승호군(9·평택 군무초등)이 동생의 탯줄혈액에서 조혈 모세포를 이식해 새생명을 찾으면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또 탤런트 이재룡·유호정부부, 개그맨 남희석 부부, 축구선수 이을용 부부 등이 제대혈을 보관하면서 관련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제대혈을 보관하면 골수이식으로 치료할 수 있는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급·만성 백혈병, 악성림프종, 골수이형성 증후군, 다발성 골수종, 유방·남소암, 폐암, 재생불량성 빈혈 등과 선천성 대사장애인 고셔병과 헐러증후군, 헌터증후군 등을 치료할 수 있다.

 또 면역장애 질환인 ADA 효소결핍증, 중증복합면역결핍증, 자가면역질, 류마티tm 관절염, 전신홍반성낭창(루프스) 등의 면역질환도 치료가 가능하다.

 현재는 연구중이지만 미래에 조혈모세포로 치료가능성이 있는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 근이영양증, 당뇨, 파킨슨병, 심장병, 척수손상, 간질환, 뇌졸중 등이 있다.

 울산보람병원 관계자는 "신생아의 탯줄과 태반으로부터 추출한 제대혈 조혈모세포는 아기의 조혈모세포와 조직적합성 항원(HLA)이 완벽한 일치를 이뤄 아기가 불의의 질병에 걸렸으때 곧바로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타인으로부터 골수 이식 받을 경우 일치할 확률이 1만7천분의 1에 지나지 않지만 조혈모세포는 부모와 형제의 이식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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