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은 충동장애의 일종 조절능력 잃어
약물치료·상담과 함께 환경요인 없애야

최근 주택가 구석구석까지 침투한 '바다이야기' 게임을 비롯해 스크린 경마, 성인 PC방 등 도박중독에 빠진 사람들로 인해 사회적 문제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도시와 농촌 할 것없이 한국인 너댓명만 모이면 어디서나 고스톱판이 벌어지고 있고, 인터넷 게임사이트를 통해서는 경마, 경륜, 경정 등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도박 중독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박중독의 원인은 사회·환경적 요인, 심리적·성격적 원인, 생물학적 원인 등을 들 수 있다. 도박중독은 충동장애의 일종으로 본능적인 욕구가 충만하거나 욕구에 대해 자아의 억제 기능이 약해지면서 긴장이 고저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도박을 택한 것이다. 이들은 분명한 행동 동기가 없고 자신과 타인에게 해를 끼치면서도 행동을 반복하고 스스로 조절의 능력이 없는 경우이다.

도박중독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개인상담 및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 가족치료, 단도박모임 등을 통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도박중독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도박을 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치료에 나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신영철 서울 강북삼성병원 도박중독클리닉 소장은 "카지노, 불법도박장들이 존재하는 이유와 일확천금을 얻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지, 그 사람이 자신일 확률이 얼마나 될지 먼저 생각해 보라"고 충고한다.

도박을 끊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도박에 대한 욕구가 어떤 문제로 발생하는지 파악하고 위험 상황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된다. 예를 들어 지갑 속에 돈이 들어 있을때 도박을 하고 싶다면 지갑 속에 1000원만 넣어다니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즉 도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요인을 없애는 것이 단도박의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당장 가능한 일로 내일 할 일에 대해서 시간표를 짜 일정에 맞게 움직여 보고 이후 장기적인 목록을 세워서 그동안 도박으로 인해 피폐해진 삶을 되찾는 방안을 세워야 한다.또 도박에 빠져있는 동안 발생한 사안들(빚, 가정파탄, 주변인과 신뢰회복 등)에 대해서도 한번에 한가지씩 순차적으로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신 소장은 "재발한다고 해서 자포자기 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이제 다시 희망이 생겼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되 "거짓말은 절대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현재 울산지역에서는 마더스병원이 도박중독 전문클리닉을 운영하고 있고, 우정성당과 삼산성당도 친목성격인 단도박모임을 매주 한 차례씩 익명으로 갖고 있다. 우정동모임(292·0563)은 매주 목요일, 삼산동모임(257·5945)은 화요일 오후에 도박중독 치료를 하고 있다.

이번 추석에는 '고스톱'보다는 오랫만에 만난 가족들과 대화를 통해 유대감을 돈독히 해 보는 건 어떨까.

도박중독 자가진단표

※(항목 중 (○) 4개가 넘으면 도박중독 가능성이

높고, 7개 이상이면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

1. 일이나 공부 대신 도박으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2. 도박 때문에 가정이 불행해진 적이 있다

3. 도박이 내 평판에 악영향을 끼친 적이 있다

4. 도박 후 후회하거나 가책을 느낀 적이 있다

5. 빚 등 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박한 적이 있다

6. 도박 때문에 능력 감소를 경험한 적이 있다

7. 잃은 돈을 도박으로 되찾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8. 돈을 따고서도 더 따겠다는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

9. 판돈이 완전히 떨어질 때까지 도박을 한다

10. 도박을 위해 돈을 빌린 적이 있다

11. 돈될 만한 것을 팔아 도박한 적이 있다

12. 생활비를 도박 밑천으로 쓰는 게 아깝지 않다

13. 도박 때문에 자신과 가족을 소홀히 한 적이 있다

14. 당초 계획보다 오랜 시간 도박한 적이 있다

15. 불안감이나 걱정거리를 피하려고 도박한 적이 있다

16. 도박 밑천 마련을 위해 나쁜 일을 계획한 적이 있다

17. 도박 때문에 수면 취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다

18. 부부싸움, 의견대립 등으로 도박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

19. 도박으로 한밑천 잡아보겠다는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

20. 도박 때문에 자살이나 자해를 생각해본 적이 있다

자료제공=서울 강북삼성병원 도박중독클리닉 신영철 소장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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