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3면 바다를 앞마당같이 33년을 생활해온 나는 바다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울산에는 15년전에 근무한 이래 두번째다. 바둑판같은 도로망과 빌딩, 수없이 늘어난 공장의 굴뚝 등 많은 것이 변했다.

 요즘의 장생포 해안에는 밤이면 더위를 피해 낚시를 즐기려고 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이곳 바닷물이 예전에 비해 많이 깨끗해졌다고 한다. 울산바다에서는 지난 5년전부터 소량의 기름유출은 간간이 있었지만 큰 해양오염사고는 없어 인근 어장이나 양식장의 피해가 거의 없다.

 그러나 연안에서 물고기들이 한 해가 다르게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어민들은 이에 대해 "경제수역 설정으로 어장이 축소되었으며 육지로부터 내려오는 오염물질 때문에 물고기들이 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바다에 고기가 줄어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오염물질이 무분별하게 바다로 흘러들어 가기 때문이다. 선박에서 사용했던 각종 쓰레기는 물론 어망, 어구, 깡통, 스티로폼, 비닐류, 폐타이어 등 나열하기 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이들 쓰레기들이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로프 3~14개월, 깡통 100년, 알루미늄 200~500년, 각종 플라프틱 제품은 무려 500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 특히 축전지, 납추, 페이트통 등은 독성이 강한 금속이 들어있어 바닷물에 녹아 있을 경우 결국 사람에게 큰 피해를 주게된다.

 또 버려진 그물이나 어구가 바다로 떠다니면서 끊임없이 물고기나 게 등 해양동물들을 죽이는 유령 고기잡이로 전락하고 있다. 농부는 논밭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 땅을 나의 친자식처럼 생각하며 돌을 골라내고 잡초도 뽑고, 객토도 하는 등 가꾸어 나간다.

 그러나 일부 어민들은 처리비용을 아끼지 위해 폐그물이나 김양식 지지대 등 폐어구를 무분별하게 바다로 투기하거나 방치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바다를 가꾸어야 한다는 의식을 갖고 깨끗한 바다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 강대위(울산해양경찰서 해양오염관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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