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호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전국 곳곳에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울산도 예외는 아니어서 인명피해에다 배 낙과와 벼논 침수 등으로 수확을 앞둔 농가들이 시름에 잠겼다.

 이럴 때 우리 주변에서는 누가 큰 피해를 입었는지, 고통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시민들이 많다면 아름다운 울산은 더욱 성큼 다가올 것이다.

 울산은 옛부터 먹거리가 풍부한 만큼이나 인심이 후한 고장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우리나라 최초의 특정공업지역으로 지정되고 산업도시로 급팽창하면서 그 풍부하던 인정이 다소 메말라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직장을 찾아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유입인구가 많고, 돈벌이에 급급하다 보니 이웃을 아끼고 지역을 사랑하는 여유와 미덕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공해도시란 오명을 완전히 떨치지 못하다 보니 정주의식이 미흡한 것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시대가 본격화된 지난 90년대 이후 울산사랑운동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이에 동참하는 시민들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재도약을 꾀하는 울산의 큰 저력이 되고 있다.

 물질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살기좋은 울산만들기는 나만의 울산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울산이란 인식이 앞서야 한다.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진다는 말처럼 시민들이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할 수 있다면 그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고통을 나누는 것은 더욱 값지다.

 이번 태풍의 경우 울산지역은 비교적 덜하지만 전국적으로 수마가 남긴 상처는 실로 가공스럽고, 이재민도 헤아릴 수 없다. 울산시민, 국민들의 너나없는 조그만한 지원과 정성이 한데 모아진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이재민이나 침수지역의 복구현장을 찾는 자원봉사활동, 수재의연금이나 구호물품을 보내는 일 등 스스로 찾는다면 그 방법도 많다. 비바람에 더러워지고 흩뜨려진 생활주변을 앞장서 깨끗히 청소하는 것도 아름다운 모습일 것이다. 송귀홍기자 khs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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