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혜적 입장 벗어나 인간다운 삶 능동적 복지서비스 개념
활동보조·이동 서비스 등 통해 지역사회 일원 참여 가능
울산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립지원도우미 파견 등 제공

장애인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도움이 아니라 자립이다.

지난 13일 울산시 남구 옥동 가족문화센터에서 장애인 복지와 관련한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가 주최하고 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주관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자립생활 이념과 발전방향'을 주제로 조한진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자립생활과 개별지원서비스'를 발제하고 주숙자 광주우리이웃자립생활센터 소장, 송천규씨, 천순경 (사)울산정신지체인애호협회 사무국장이 토론을 벌였다.

이날 여러 참석자들의 주제발표와 토론속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자립생활(Independent Living)'이다. 수혜적이고 보호적 측면의 장애인 복지 서비스와는 근본 개념이 다른 '자립생활'의 의미와 실천방법을 이날 발표내용을 통해 소개한다.

◇ '자립생활'의 의미

'자립생활'은 장애인을 일방적으로 돌보는 수혜적 입장에서 탈피해 장애인의 권익을 옹호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복지서비스 개념이다.

장애인을 돌보고, 보호하는 대상으로 대하기 보다 장애 당사자가 자신의 권리처럼 필요한 서비스를 당당하게 요구하고, 사회는 이를 뒷받침해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독립된 인격체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즉, 장애인 '자립생활' 운동은 잃어 버렸던 장애인의 인권을 다시 찾는 인권회복 운동이며 당당한 소비자로서 권리를 주장하며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받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장애인 '자립생활'은 세가지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데 우선 장애인이 선택과 통제에 있어 비장애인과 똑같은 기회를 가져야 하며, 둘째로는 자립의 통상적인 해석에 대한 이의 제기, 마지막으로 필요한 서비스라도 장애인 스스로가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 '자립생활' 지원서비스

자립생활 서비스는 혼자만의 힘으로 바깥 출입이 힘든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다.

외출하기 어려운 중증 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활동보조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는 대표적인 '자립생활' 지원서비스로,자원봉사와는 달리 급료를 지불하는 유료 도우미제도이다. 장애인의 일상생활인 옷 입기, 신변처리, 식사준비, 외출, 업무보조, 여행동행, 잠자리 들기 등을 보조해 중증 장애인도 소외되거나 배제되지 않고 지역사회의 한 시민으로 당당한 권리와 의무를 가지도록 돕는 서비스이다.

'활동보조서비스'와 '자원봉사'가 다른 점은 '자원봉사'가 일방적으로 자신을 희생하고 시간을 투자하는 형태로 이뤄져 장애인이 원하는 부분을 모두 요구할 수 없는데 반해 '활동보조서비스'는 급료를 지불하는 관계속에 장애인이 활동 보조인에게 떳떳하게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증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독립된 인격체로 생활하기 위해 활동보조인서비스 못지 않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로는 '이동 서비스'를 들 수 있다.

'이동 서비스'는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처럼 시내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게 목적이다.

이 서비스는 장애인의 외출, 출·퇴근, 병원진료, 여가활동, 쇼핑 등을 지원해 장애인의 직장생활, 지역사회 프로그램 참여 등이 가능해지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 울산의 '자립생활'

울산에는 현재 '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울산지체장애인협회 부설 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중증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돕고 있다.

'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2004년 6월에 4명의 장애인 당사자와 1명의 비장애인이 '자립생활' 이념에 뜻을 같이해 자조모임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자립생활' 이념에 대해서 꾸준히 설명하며 자료수집과 스터디로 모임을 지속해온 이 단체는 2005년 2월 울산시에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주로 동료상담과 활동보조서비스, 자립지원도우미 파견 사업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자립지원도우미 사업은 파견된 도우미들이 지역사회 내의 장애아동, 정신지체,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가족과 부모가 하지 못하는 활동들을 대신해 장애아동 가족에게 부담감을 덜어주는 서비스이다.

'울산지체장애인협 부설 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도 활동보조, 재가방문, 이동서비스, 정보제공과 의뢰 등의 서비를 제공하며 중증 장애인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이 단체는 중증장애인들의 손실된 기능을 일정부분 대체해 줄 수 있는 보장구의 적절하고 충분한 활용을 돕는 '보장구 수리·임대 서비스 '와 '주거환경개선 서비스'에 힘을 쏟고 있다.

박정남기자 jnp@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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