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한일월드컵 개막을 120여일 앞둔 「히딩크호」가 미드필드와 공격진에서 총체적인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28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북중미골드컵축구대회 8강전에서 멕시코와 맞선 한국은 승부차기 끝에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으로 승리했지만 미드필드의 짜임새와 골 결정력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며 월드컵 16강 진출에 드리운 먹구름을 떨쳐내지 못했다.

 이날 한국은 박지성(교토)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우고 김남일(전남)과 이영표(안양)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을용(부천)과 최태욱(안양)을 양날개로 세우는 미드필드진을 구성했다.

 하지만 한국은 미드필드 전체를 조율해야 할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의 활로를열어야 할 공격형 미드필더가 제 몫을 해내지 못하면서 미드필더들의 체격과 스피드의 우위를 살리지 못했다.

 이날 김남일은 파울을 남발하면서도 터프한 수비로 멕시코의 공격을 잘 차단했지만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인 마르코 가르세스에게 묶여 중앙 및 좌우로 연결하는패스를 해 내지 못해 공격의 시발점으로서의 역할에서 미흡했다.

 또한 박지성은 체력을 앞세워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알폰소 소사 등 상대수비형 미드필더들의 공격연결을 잘 차단했지만 중앙으로 찬스를 만드는 창조적인플레이에서는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박지성은 볼을 잡고 머무는 시간이 많다보니 순간적으로 볼을 빼앗겨 상대에 역습을 허용하는 실수를 여러차례 되풀이하고 말았다.

 미드필드의 중추라 할 이들이 제 몫을 못하면서 한국은 플레이메이커 마르코 가르세스를 중심으로 중앙에서 공격루트를 만든 멕시코에게 전반 중원의 주도권을 내줬다.

 이와 함께 한국의 미드필더들은 이날 패스를 이어받기 위한 적절한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채 패스미스를 남발해 아쉬움을 더했다.

 후반들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 한국은 주도권을 잡고 여러차례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이번에는 골결정력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차두리와 선발 투톱으로 나선 김도훈은 전반 몇차례 이어진 측면센터링을 헤딩슛으로 연결하지 못했고 후반 10분 차두리가 만들어준 결정적인 득점찬스에서 골대를 한 참 넘기는 「홈런볼」을 날리는 등 부진을 거듭했다.

 또 후반 29분 김도훈과 교체투입된 이동국도 최전방에서 파괴력있는 움직임을보이긴 했지만 후반 35분 왼쪽에서 수비수 한명을 제치고 골키퍼와 맞선 결정적인찬스를 놓치는 등 어렵게 맞은 득점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리는 아쉬운 장면들은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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