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갈수록 피해는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수재민들의 처참한 하루하루는 목불인견이다. 이는 국가적인 비상사태다. 만약 울산지역에 이렇게 폭우가 쏟아졌다면 시가지는 어떻게 됐을까. 울산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는 태화강이 범람하고 시가지가 물바다가 되었을 것이다. 더욱이 울산에는 상습 침수지역이 많은 곳이고 국가기간산업이 집중돼 있고 공단이 밀집돼 있는 곳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대형 태풍 루사가 휩쓸고 갔지만 다행이 울산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피해가 덜한 것으로 나타나 시민들 사이에서는 울산을 복받은 지역이라고들 했다. 그러나 언제까지 자연재해가 울산지역을 비켜가기를 바랄수만 없다.

 이제 이같은 기상이변은 해마다 일어나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는 100년 또는 200년만의 폭설. 폭우. 그리고 가뭄이 되풀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일부 기상학자들은 기상이변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있다. 90년대 이후에 발생한 기상이변은 지구온난화와 열대지역의 해수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 등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태화강에 대한 하천정비 기본계획은 지난 89년에 수립된 것이어서 그동안 상류지역의 지형변화에다 최근들어 국지성 집중호우가 잇따르는 등 기후변화도 심해 태화강의 수방대책이 전면적으로 재검토 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9년에 수립된 하천정비기본계획에는 100년 빈도의 일일최대 강우량을 337.5㎜로 설정 홍수위를 5.66m(태화교 기준0)로 결정했으며 울산시는 이를 근거로 시가지에 시간당 강우량 76㎜를 감당할수 있는 배수시설을 비롯 수방대책을 수립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태풍으로 강릉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량의 절반수준인 시간당 450㎜의 폭우만 쏟아져도 태화강의 범람은 물론 시가지의 침수피해는 피할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울산시는 태화강의 제방이 높아 설계치 이상의 강우로 위험수위를 넘더라도 3m 가량의 여유가 있는데다 시간당 최고 76㎜의 강우를 처리 할수 있는 배수장을 갖추고 있어 침수피해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번에 내린 집중호우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같은 예상을 훨씬 넘는 폭우로 한반도는 참담한 지경이 되고 말았다. 이제 울산지역에도 수방대책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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