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름다운 화장실' 선정을 위해 우리나라 전역을 돌아다니며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완전한 약' 하나를 권했다.

함께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던 모 교수는 한술 더 떠서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약'이라고 거들었다.

약을 권유받은 사람들의 표정은 다양했다. 무슨 약이기에 완전하다고 하는가, 부작용도 없다는데 약값은 얼마정도인지 가늠도 가지 않고, 그저 무턱대고 먹는다고 해야할지 안먹는다고 해야할지, 섣불리 잘못 대답했다가 약값이 기십만원이나 기백만원이라고 한다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텐데하는…. 대체로 난감한 표정들이었다.

간혹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심사를 한다는 자들이 장사를 하겠냐며 자신있게 '예, 주십시요'라는 이도 있었지만 대체로 많은 분들이 반신반의했다.

그렇게 잠시동안 애를 태운 그 완전한 약,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약은 바로 얼마 전 유명을 달리한 개그맨 김형곤씨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웃으며 잠들 수 있도록 하고 싶다던 '웃음'이란 약이다.

미국의 노만 카슨스라는 사람은 웃음이 얼마나 좋은 약인지를 증명해 보인 장본인이다. 나이 50세에 강직성 척수염(뼈와 뼈사이의 염증으로 몸이 시멘트처럼 굳어지는 병)에 걸려 세상을 포기해야하는 막다른 상황에 놓여진 그는 우연히 책에서 '부정적인 정서는 신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반대로 긍정적인 생각은 살균작용을 한다'라는 글귀를 읽게 된다.

충격을 받은 그는 그날부터 폭력적이거나 부정적인 생각 대신 희망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사랑과 웃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마침내 굽었던 손가락이 펴지는 변화가 일어났다.

그 때부터 더욱 더 무조건 웃음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생활하자 1년후 기적처럼, 의사로부터 그 무서운 병이 완치되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 후 그는 하버드 대학에 찾아가 웃음으로 병을 이겨낸 자신을 연구해볼 것을 제안했다. 놀랍게도 한 번 웃을 때마다 막혔던 혈관이 뚫린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후 노만 카슨스는 웃음으로 모든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웃음치료의 창시자가 되었다.

완전한 약을 권할 때 난감한 표정을 지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약명이 웃음이라는 말에 이르면 도대체 얼마일지 모르는 약값의 고통에서 일단 해방되면서 안도와 함께 폭소를 터뜨린다.

너무 빠르게 달려가기만 하는 우리의 삶은 웃음이나 유머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웃음이 많은 사람을 헤프다느니 모자라는 사람 같다느니해서 낮추어보는 경향이 있었다.

너무나 경직된 틀을 놓고 거기에 맞추어 왔던 것이다. 이제 개인의 생각도 바꾸고 사회 분위기도 변화가 필요하다.

웃음은 마음을 조율하고 학습을 도우며 정신을 이완시켜 유연성과 창의력을 향상시킨다. 웃음은 우리 몸의 막힌 혈관을 뚫어주고 살균작용을 하며, 우리 몸을 청소해주는 완전한 약이다. 부작용도 하나 없고 돈도 전혀 들지 않는 약이다. 하루에 얼마나 먹을지는 본인 스스로 선택하면 된다.

표혜령 화장실문화시민연대 상임대표·서울

(그 옛날 울산토박이들은 태화강을 '태홧강'이라고 발음합니다. 맑고 아름다웠던 그 '태홧강'은 울산사람들에게 마음의 고향입니다. 칼럼 '태홧강'은 울산을 떠나 다른 도시에 살면서도 가슴 한켠에 울산을 품고 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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