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식스센스"는 범인이 누구라는 사실을 알고 보면 영화를 보고싶은 흥미가 떨어진다. 그러나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보면 "범인이 누구"라고 말하는 것 처럼 다른사람의 영화감상 시간을 방해하는 사람이 한 두사람씩 있다.

 모든 관람객이 소중한 시간에 관람료를 내고 영화를 보는 만큼 다른 사람의 소중한 시간을 뺏는 행동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김모씨(30·남구 신정동)는 최근 친구와 영화 "오아시스"를 보러 갔다가 뒤에 앉은 사람이 연이어 "설경구 연기 너무 잘한다" "저사람 연기는 빨려들 것만 같아" "저여자 정말 장애인 같지, 실제로 6개월 동안이나 장애인들이랑 같이 생활했데"는 등의 말을 주위에 다 들릴만큼 자꾸 하는 통에 영화를 보는 시간이 짜증스럽기만 했다고 한다.

 김씨는 "지하철에서 여자 주인공이 휠체어에서 일어나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실제로 그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기까지 해 자리를 옮기고 싶을 정도였다"며 "같은 영화를 보면서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이지만 마음에 담아두고 감상할 수 있는 권리를 뺏긴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영화가 끝나갈 무렵이면 청소하는 분들이 큰 비닐봉투를 바스락거리며 출구에 나타난다. 그 소리가 들리면 영화가 끝나기도 전에 관람객들이 우루루 일어서는 바람에 영화의 여운을 즐길 틈도 없이 쫓기듯 일어서게 된다.

 뿐만 아니라 출구에서 쓰레기 봉투를 들고 기다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관람객의 20~30% 정도는 먹던 음료와 팝콘, 과자류를 자리에 그대로 두거나 좌석 아래쪽에 슬며시 두고 나온다고 한다.

 극장 관계자는 "씹고있던 껌을 일부러 좌석에다 문질러 놓는 바람에 모르고 앉은 고객에게 세탁비를 물어준 경우도 있다"며 "소수에 해당하는 사람들이지만 지정좌석제나 껌 씹지않기 등 기본 질서를 지키면서 문화생활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은정기자 musou@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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