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가 지나간 뒤 각 신문과 방송마다 태풍피해 보도로 가득하다. 그 내용도 참담해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 그지 없다. 지난해 물난리를 겪었던 지역에서는 아직도 복구가 채 끝나지 않았고, 전혀 손을 쓰지 못한 곳도 적지 않다고 하는 마당에 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불과 얼마전 까지만 해도 봄 가뭄으로 농민들이 발을 굴러야 했고 양수기 보내기 모금운동이 벌어졌었다. 물이 부족해서 걱정하다가 다시 물이 많아 걱정하는 연례행사가 언제까지 되풀이되어야 하는가. 이는 무엇보다 전체 강수량의 3분의 2 정도가 여름철에 집중되는데다 산이 많아 70% 이상이 강과 바다로 흘러가 버리는 우리나라의 기상·지형적 특성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대책은 있는가? 그것은 댐 건설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댐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적 측면은 보완되어야 한다. 댐이 홍수나 가뭄에 가장 직접적인 대책이라는 데 이견이 없듯이 댐이 일정부분 환경을 파괴한다는 사실 또한 댐 건설 찬성론자나 반대론자 모두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건설될 새로운 댐의 형태는 댐 설계단계에서 부터 전문가와 지역주민이 참여하도록 하고 동물의 생태이동로를 만드는 등 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수몰민들에게는 단순히 재산권 보상만 할 게 아니라 고용보장 같은 적극적 지원책도 펴야 한다.

 이러한 댐 건설이 이루어져야 하는 필요성에 있어서는 낙동강지역이 한강지역보다 더 하다고 한다. 즉 충주댐과 소양강댐이 있는 한강은 비교적 안전하지만 낙동강은 용수 공급이나 홍수 조절을 위한 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낙동강은 강원도에서 시작해 경북, 대구, 경남, 부산 등 5개 시·도를 지난다. 하류인 부산과 경남지역의 여의치 않은 물 사정과 최근의 물난리를 고려하면 기존 4개 댐 만으로는 부족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낙동강 계통에 추가적인 대형 댐이 건설되는 것은 시간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울산시로서는 어떠한 물 관리대책을 생각할 수 있을까.

 첫째로는 울산시 전체의 물 수급의 문제를 구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낙동강 계통의 물로서 공업용수를 충당하는 것은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낙동강에 추가적인 대형 댐이 건설될 것이니까. 하지만 생활용수 특히 음용수 위주의 물 공급대책은 시 자체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정도의 장기대책은 수립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물난리를 거울삼아 보다 확실한 수급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두번째로는 울산에서도 하루 강우량 500mm 정도의 비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강릉이나 김천에서의 피해보다도 많은 피해가 울산의 낮은 지역 즉 삼산동, 달동, 옥교동, 성남동, 진장동, 명촌동 등에서 발생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몇년 전의 큰비에는 태화강 제방이 터지지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앞으로 강릉지역에서와 같은 비가 내릴 경우 태화강 제방이 넘칠 것인지도 연구해 보고 이에 대한 대책을 미리 수립해 놓아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르는 기상재해 즉, 가뭄이나 수해는 계속 심해질 것이다. 이러한 재해를 하늘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책을 찾고 실행해야 한다. 더군다나 몇년안에 우리나라는 물 부족국가 대열에 끼게 된다고 한다. 한 국가나 도시의 생존, 발전에 있어서 물의 역할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이렇게 소중한 물 관리 대책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은 정말 소중하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정말로 국민이나 시민을 위해 할 일중 하나는 바로 이 "물 관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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