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양하수종말처리장 건립 예정부지인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 일대에서 청동기시대에서부터 근대에 이르는 주거지가 확인돼 그동안 "태화강 북쪽 사면에서는 유구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통념을 바꿔 놓았다.

 울산발전연구원(원장 서근태) 문화재센터(책임연구원 장정남)는 11일 언양하수종말처리장 건립부지에 대한 문화유적 발굴조사 2차 지도위원회 및 현장설명회를 갖고 주거지 24동, 수혈유구 6기, 구상유구 1기, 탄요 1기, 민묘 10기 등 모두 49기의 유구가 조사됐다고 밝혔다.

 장정남 책임연구원은 "울산에서 태화강 북쪽사면에 대규모 주거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선사시대 유물조사의 방향성을 바꿔 놓은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삼국시대부터 청동기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청동기 전기 후엽의 주거지는 등고선과 평행하게 위치해 있으며 벽구(배수로)와 노지(화로 터), 주혈을 갖춘 장방형이 주류를 이루었다. 벽구(배수로)가 벽면을 따라 ㄷ자와 ㅁ자 형태로 되어 있다.

 또 청동기유구 가운데 불을 지핀 바닥에 돌을 깔아 놓은 "부석식" 노지가 발견돼 한강유역과 한강 이북, 대구 팔달동 등지서 보이는 미석식(노지 주변에 돌을 깔아 놓은 것)과도 다른 형태여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 책임연구원은 "대형석부(돌도끼)가 주거지에서 발견된 점과 손잡이 부분에 7개의 구멍이 뚫려있는 마제석검(돌칼), 울산지역에서 처음으로 출토된 환상석기(둥근 돌 유물) 조각 등도 특이한 유구로 꼽힌다"고 말했다.

 경질 및 연질 토기조각이 출토된 삼국시대 유구는 황갈색 풍화토를 ㄷ자형으로 굴착하여 축조한 것으로 단면은 U자형이며 주거지 안에 탄요(숯을 만드는 가마)를 갖고 있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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